아마존 로고(사진=AFP연합뉴스)
아마존 로고(사진=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아마존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광고 수요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해 회사 분기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생성 AI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본 지출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장 속도 빨라진 AWS

31일(현지시간)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159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추정치(1572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영업 이익은 174억달러로 시장 기대(147억 달러)보다 많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153억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치(122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사업별로는 온라인 스토어 부문 매출이 7% 증가한 614억달러를, 광고 부문이 19% 뛴 143억달러를 올렸다.

시장은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실적에 주목했다. 아마존의 주요 수익 창출원인 AWS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7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1년 전 매출 증가율(12%)보다 확대돼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영업이익은 103억5000만 달러로 아마존 전체 이익의 6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은 38%로 2014년 이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아마존이 뛰어난 실적을 보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성 AI 덕분이다. 생성 AI 도구를 개발하고 구현하려는 기업이 늘어나 데이터 저장을 위한 클라우드 용량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비정상적으로 큰, 어쩌면 일생에 한 번 있을 기회가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에 주어졌다”고 표현했다.

○올해 자본지출 100조원 규모

블룸버그 통신은 “3분기 실적은 재시 CEO가 수년간 비용을 절감하고 아마존의 물류 운영을 간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실“이라며 “재시 CEO는 데이터 센터에 많은 지출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본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요구한 아마존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과 함께 급성장 중인 AI 시장에서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아마존 3분기 자본지출은 226억달러다. 1년 전(125억달러)보다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재시 CEO는 “생성 AI 수요가 빨리 증가할수록 데이터 센터, 네트워크 장비 및 하드웨어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며 “올해 아마존은 750억 달러(약 103조원) 이상을 지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마존 자본지출(자료=아마존)
아마존 자본지출(자료=아마존)
다만 자본지출이 늘어난 만큼 이를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날 MS는 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는 발표에도 AI 관련 지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우려 속에서 하락 마감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39% 하락한 186.19달러에 마감했다가 시간 외 거래에서 197.5달러까지 치솟았다. 6%가량 추가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이 다시 2조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