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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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권사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없었다. 일회성 이익에 따른 ‘깜짝 실적’이었던 데다,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진에 수익성이 경쟁사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6092억원, 영업이익 206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4% 늘었다. 영업이익은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1820억원)를 13.24% 웃돌았다.

깜짝 실적의 배경은 일회성 이익이다. 미얀마에 공급될 해양플랜트의 주문 변경으로 인한 초과원가 보상이 238억원 발생해 실적에 반영됐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양 부문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컨센서스와 유사한 실적”이라면서도 “상반기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도입 가격 하락 영향이 3분기 실적에 예상만큼 크게 반영되지 않은 걸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생산성 향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월까지는 공정차질이 발생했지만, 외국인 인력의 숙련도가 증가하며 3월부터 생산성이 향상됐다”며 “목표 생산치 대비 2분기에는 1%를, 3분기에는 2%를 각각 초과달성했고, 4분기에도 3~6%의 초과 달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생산성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높은 가격으로 수주한 선박 건조 물량의 매출 반영 비율이 늘고 있어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수주연도별 건조호선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21년이 15%, 2022년이 80%, 2023년이 3%”라며 “향후 2023년의 고선가 수주분에 대한 점진적인 건조 비중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자가 이어지는 해양 부문이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한영수 연구원은 “올해 HD현대중공업의 수익성이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해양부문의 적자”라며 “해양 부문은 2022년의 수주 공백이 시차를 두고 현재의 매출 공백으로 발현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과 올해에는 대형 해양공사를 수주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부터는 해양사업 부문도 이익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며 “이는 경쟁사 대비 HD현대중공업의 수익성 차별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3만7882원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