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근성과 절실함 약해진 것 아닌지"…삼성전자 '창립기념식'서 나온 반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전자 55주년 창립기념식 개최
한종희 "경영진부터 냉철하게 되돌아볼 것"
삼성전자 위기론에…'변화·쇄신' 재도약 당부
한종희 "경영진부터 냉철하게 되돌아볼 것"
삼성전자 위기론에…'변화·쇄신' 재도약 당부
“과거 성과에 안주해 승부 근성과 절실함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 미래보다는 현실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경영진부터 냉철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사진)는 1일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의 공동 명의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창립기념식 행사지만 자축보단 최근 제기된 ‘삼성전자 위기론’을 직시하고 재도약 계기로 삼자고 다짐한 셈. 앞서 올 3분기 잠정 실적 공시 직후 전 부회장 명의의 이례적 ‘반성문’이 나온 뒤 또 한 번 삼성전자 경영진이 자성(自省)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 79조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고, 영업이익도 277.32% 늘어난 9조1834억원을 거뒀으나 시장 눈높이엔 미치지 못했다. 당초 80조원대 매출과 10조원대 영업익을 점친 증권가 전망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인 반도체 사업에서 3조원대 영업익에 그친 게 ‘치명타’였다.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익은 3조8600억원으로 영업익 7조300억원을 올린 SK하이닉스에 크게 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연간 영업익도 SK하이닉스에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1~3분기 누적 영업익 격차가 3조원 이상 벌어지면서 사상 처음 ‘반도체 왕좌’를 내줄 상황에 처했다.
한 부회장이 이날 기념식에서 “임직원 모두가 사활을 걸고 본질인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한 치의 부족함 없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의례적 언사가 아니라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삼성전자 위기론의 근간으로 조직문화 문제가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도 “부서 간, 리더와 구성원 간 이기주의와 사일로를 제거하고 비효율적이며 관습적 업무방식과 시스템은 과감하게 개선해나가자”면서 “객관적 데이터 기반으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수립하되 의사 결정된 사항은 보다 민첩하게 실행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변화 없이는 아무런 혁신도, 성장도 만들 수 없다”며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과 편리한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차별화 경쟁력의 원천으로 만들어나가자”고 주문했다.
변화와 쇄신을 통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강건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 부회장은 “미래 10년을 주도할 패러다임은 인공지능(AI)이다. 버블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화되는 ‘AI 대중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단순히 특정 제품, 사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부터 신성장동력 발굴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의 저력과 함께 모두가 하나가 돼 힘을 모은다면 우리는 더 강한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삼성다운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만들도록 하자”고 되풀이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창립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사진)는 1일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의 공동 명의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창립기념식 행사지만 자축보단 최근 제기된 ‘삼성전자 위기론’을 직시하고 재도약 계기로 삼자고 다짐한 셈. 앞서 올 3분기 잠정 실적 공시 직후 전 부회장 명의의 이례적 ‘반성문’이 나온 뒤 또 한 번 삼성전자 경영진이 자성(自省)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 79조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고, 영업이익도 277.32% 늘어난 9조1834억원을 거뒀으나 시장 눈높이엔 미치지 못했다. 당초 80조원대 매출과 10조원대 영업익을 점친 증권가 전망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인 반도체 사업에서 3조원대 영업익에 그친 게 ‘치명타’였다.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익은 3조8600억원으로 영업익 7조300억원을 올린 SK하이닉스에 크게 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연간 영업익도 SK하이닉스에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1~3분기 누적 영업익 격차가 3조원 이상 벌어지면서 사상 처음 ‘반도체 왕좌’를 내줄 상황에 처했다.
한 부회장이 이날 기념식에서 “임직원 모두가 사활을 걸고 본질인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한 치의 부족함 없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의례적 언사가 아니라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삼성전자 위기론의 근간으로 조직문화 문제가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도 “부서 간, 리더와 구성원 간 이기주의와 사일로를 제거하고 비효율적이며 관습적 업무방식과 시스템은 과감하게 개선해나가자”면서 “객관적 데이터 기반으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수립하되 의사 결정된 사항은 보다 민첩하게 실행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변화 없이는 아무런 혁신도, 성장도 만들 수 없다”며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과 편리한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차별화 경쟁력의 원천으로 만들어나가자”고 주문했다.
변화와 쇄신을 통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강건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 부회장은 “미래 10년을 주도할 패러다임은 인공지능(AI)이다. 버블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화되는 ‘AI 대중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단순히 특정 제품, 사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부터 신성장동력 발굴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의 저력과 함께 모두가 하나가 돼 힘을 모은다면 우리는 더 강한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삼성다운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만들도록 하자”고 되풀이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창립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