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 절차를 1일 완료했다. 양사의 자산 총액만 약 105조원에 달한다. 민간 기업으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다. 통합 법인 이름은 ‘SK이노베이션’으로 정했다. SK E&S는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로 SK이노베이션에 흡수된다. 사명은 ‘SK이노베이션 E&S’로 바꾼다.

그룹의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인 정유, 석유화학, 배터리에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가스 화력발전 등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사업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관측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 탐사와 개발을 함께 할 수 있는 데다 원자재 트레이딩 사업도 통합할 수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출범했다. 이 조직을 통해 울산 정유공장 내 자가발전 설비를 갖추고, LNG를 직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두 SK E&S의 주력 사업 분야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상각전영업이익(EBIDTA) 기준으로 연 2조1000억원가량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이번 합병의 직접적인 효과는 재무 개선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흡수하면서 신용등급을 회복했다. 4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강등했다. 투자 위험도가 높은 투기 등급으로 내려앉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

S&P글로벌은 이날 합병으로 사업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평가하며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 조정했다. 통합 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S&P글로벌은 “SK E&S의 안정적인 사업이 SK이노베이션에 더해지며 경기에 민감한 정유·화학 부문의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