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범용 제품 가격이 두 달 사이 37% 넘게 급락하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8월 이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범용 D램 가격도 연중 최저치로 하락했다. 스마트폰, PC 등 D램·낸드플래시가 장착되는 제품 판매가 줄고 구매 수요가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제품으로만 쏠리면서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낸드플래시(128Gb 16G×8 MLC)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4.34달러)보다 29.2% 내린 3.07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최저 가격인 2016년 5월 3.5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범용 낸드 가격은 올 9월에도 전월 대비 11.4% 하락했다. 지난 10여 년간 낸드 가격이 두 자릿수(월간 기준)로 폭락한 적은 없었다. 스마트폰, PC 등 낸드가 들어가는 전자제품의 구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게임기, 휴대용 저장장치(USB) 같은 비(非)필수재 수요까지 꺾여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닌텐도 스위치의 출하가 급감하며 낸드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범용 D램도 직격탄을 맞았다. 정보기술(IT)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범용 D램을 중심으로 저가 공세를 펼친 영향이다. 9월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7.07% 급락한 1.7달러까지 밀린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범용과 달리 AI용 고성능 제품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낸드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가 대표적 사례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eSSD 가격은 전 분기 대비 25% 이상 상승했고, 하반기에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eSSD 매출은 각각 24억8000만달러, 18억24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39.2%, 59.5% 증가했다. AI 서버에 앞다퉈 투자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주문이 밀려들면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