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출범 이후 역대 최저치인 19%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의 지지율도 18%에 그쳤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을 위한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대 무너진 윤 대통령 지지율, TK서 1주새 8%P 빠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9%로 전주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72%로 2%포인트 올랐다. 통상 지지율 20% 선은 정부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한다.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면 정부 부처와 여당에 대한 대통령실의 장악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집권 3년 차에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TK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TK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8%포인트 하락한 18%를 나타냈다. TK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 역시 취임 후 처음이다. 영남권 한 의원은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데 대통령실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여당과 집안싸움만 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역에서 강하다”고 전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7%)가 1위였다.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불기소, 김건희 특검법 등 이슈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갤럽은 “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음성 녹음 파일 공개는 조사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이뤄졌다”며 “녹음 공개에 따른 반향은 다음주 조사부터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에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를 비롯해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대통령실 참모를 비롯해 총리 등 중폭 개각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 운영을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며 “인사 조치 이외에 지지율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높은 지지도가 아니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도 드린다”며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