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 비서실을 대상으로 열린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충돌했다. 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눈속임하려고 하니 (윤 정부)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고,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응수했다.

이날 두 사람의 설전은 천 의원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은 천 의원이 잘 아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아무 문제 없다'라고 얘기했다"는 정 실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천 의원은 "이런 식으로 (국민의힘에서) 그때 쫓아내기 직전인 이준석 대표를 거론하면서 국민들에게 눈속임하려고 하니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그렇다고 대통령실이 거짓된 해명을 국민 앞에 내놓은 게 달라지냐"고 덧붙였다.

이에 정 실장은 "이준석 대표에게 물어보라"며 "천 의원은 명씨와 이준석 대표와 새벽 4시에 사찰에 가서 홍매화를 심었잖아요"라고 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천 의원이 지난 3월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홍매화를 심은 것을 거론한 것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광주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광주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천 의원은 "지금 저랑 싸우자고 나오신 것이냐"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정 실장은 "천 의원이 (대통령보다) 명씨를 더 잘 알지 않냐"고 했고, 천 의원은 "무슨 말씀이냐. 대통령이 훨씬 더 잘 아시는 것 같다"고 했다. 천 의원은 "이준석 대표로 물 탄다고 그게 물 타지냐"라며 "국민 앞에서 잘못한 것은 제대로 잘못했다고 인정해야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고 그게 되겠냐"고 했다.

이후 정 실장이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발언하면서 두 사람의 감정은 더욱 격화됐다. 천 의원은 "지금 개혁신당 국감도 아니고 뭐 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국회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처음엔 "사과할 부분이 아니다"고 했지만, 이후 "정당 지지율에 대해 지나친 발언이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하나 국회를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선 또 다른 논란도 있었다. 명씨의 측근인 강혜경씨 변호사인 노영희 변호사가 김성회 민주당 의원과 강씨의 질의 도중 김 의원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노 변호사는 송영길 대표가 만든 소나무당에서 총선 비례대표를 받은 사람"이라며 "강씨와 김 의원에게 귓속말하는 것은 발언 방향을 바꾸거나 수정하면서 증언을 오염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