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과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파업이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을 강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케인·파업 강타…美 10월 고용시장 '쇼크'
1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 10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 22만3000개에 턱없이 못 미쳤을 뿐 아니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인 11만 개도 한참 밑돌았다. 1만2000개 증가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12월 이후 최악의 수치다. 10월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았으며 전문가 추정치에도 부합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로 추정치(0.3%)를 웃돌았다.

10월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헐린·밀턴의 일시적인 타격과 보잉의 파업 여파에 따라 팬데믹 이후 ‘최악의 고용 데이터’가 나올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지난달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는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으로 인해 일자리 증가폭이 10만 개 축소됐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10월 고용보고서는 해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달 의료 부문은 일자리가 5만2000개 늘어 직전 12개월 평균치(5만8000명)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제조업 부문은 파업 여파로 크게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보잉 파업으로 제조업 부문에서 일자리 4만4000개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의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특수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일자리 감소인 데다 실업률은 유지돼 이달 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고용시장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Fed 위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치”라고 평가하면서도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했다.

10월 고용 지표가 나온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98.8%,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1.2%로 집계됐다. 10월 고용 지표 발표 직전까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제로(0)였고, 동결 가능성이 5%가량으로 나타났는데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더 악화했다는 판단에서 빅컷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10월 고용 지표가 추정치를 크게 밑돌면서 금리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