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폭망에 왜 금리 폭등?…엔비디아 '다우의 저주' 피할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1월 1일 금요일>
매월 20만 개 가까이 창출되면 미국의 월별 비농업 고용이 10월 1만2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보잉 파업과 허리케인 영향으로 고용이 엉망으로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큰 그림에서는 노동시장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죠.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이 다음주뿐 아니라 12월에도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기대를 넘는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은 기술주 전반의 회복세를 이끌었습니다. 뉴욕 증시는 오전에는 큰 폭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약한 고용에 하락하던 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증시 상승은 제한됐습니다. 다음주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데다, 대규모 국채 경매가 이어지는 게 수익률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는 이미 예고된 것처럼 잡음이 굉장히 컸습니다. 신규고용은 1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지난 9월 22만3000개, 월가 예상 10만 개보다 훨씬 적은 것입니다. 팬데믹 와중이던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것인데요. 보잉의 파업, 그리고 두 개의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에 들이닥쳤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신규고용을 추산하는 기반인 기업조사는 허리케인 밀턴이 몰려왔던 10월 12일이 포함된 주에 실시됐는데요. 10월 응답률은 47.4%로 9월 62.6%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 조사 응답률로는 1985년 이후 최저입니다. 부문별로 보면 보잉 파업으로 인해 제조업에서 4만6000개 일자리가 감소했고요. 특히 운송장비업에서 4만4000개가 줄었습니다. 유통과 레저접객업에서도 약간 고용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일자리가 증가한 부문은 헬스케어(5만1000개), 그리고 정부 부문(4만 개) 외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실업률은 다행히 4.1%로 유지됐는데요. 이는 실업률 추산의 기반인 가계조사에서 파업이나 날씨 탓에 출근하지 못한 근로자는 실업 상태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날씨로 인해 출근하지 못한 사람은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은 51만2000명에 달했습니다. 10월 평균인 5만6000명의 10배에 달합니다. 평균 시간당 소득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는데요. 9월 0.3%보다 약간 가속화되었습니다. 주당 노동시간은 34.3시간으로 유지됐습니다.
월가는 허리케인과 파업으로 왜곡된 수치인 만큼 10월 고용 수치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데이터는 매우 잡음이 많은 수치다. 파업과 허리케인 영향으로 마이너스 효과가 예상되었고 실제 수치는 예측보다 더 낮게 나왔다. 예상보다 큰 허리케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허리케인 헬렌(9월)으로 인해 고용이 약 4만~5만 개 적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노동부 발표를 보니 허리케인 밀턴(10월)의 영향도 언급되어 있다. 조사 응답률도 매우 낮았다. 이 수치는 걸러서 봐야 하며, 실질적으로 얻을 만한 게 많지 않다. 9월 25만4000개 역시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노동시장은 양호한 상태이고, 현재 고용 증가 추세는 1만2000개보다는 확실히 높다. 실업률이 낮은 4%대에 안정된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발표 전에도 Fed가 다음주 25bp 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있었고, 오늘 수치는 그런 관측을 더욱 강화했다. 향후 회의에서 약간 더 완화적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약간 더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에는 많은 왜곡이 있다. 파업으로 인해 최소 4만 개 고용 감소가 있었고, 허리케인 영향도 미쳤다. 어제 발표된 실업급여 청구 건수(21만6000건)를 보면 고용에 갑작스러운 충격이 온 건 아닌 것 같다. 이번 주 발표된 채용공고 데이터와 고용비용지수(ECI)를 함께 보면, 노동시장은 연착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약간의 하방 위험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주 Fed는 25bp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어 왔으며, 이번 주 데이터들도 대체로 이런 예상에 부합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피치의 브라이언 콜튼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에서 변동성을 꿰뚫어 보는 한 가지 방법은 10월 고용에 4만4000명의 파업 감소분을 추가한 다음 3개월 이동 평균을 보는 것이다. 그러면 11만9000개가 되는데, 이는 상반기 월평균 20만7000개보다는 둔화한 것이지만 극적인 수준은 아니다. 지속적인 소비 지출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를 감안할 때 Fed는 10월 고용 1만2000개 증가에 큰 가중치를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지 로스터 멀티섹터 채권 헤드는 "10월 고용 데이터는 파업과 허리케인으로 인해 타격을 입어서 일자리 성장은 예상보다 낮았고 실업률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Fed는 오늘 데이터의 일부 약점을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간주하겠지만, 전반적인 데이터의 부진은 Fed가 다음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폭풍우 같은 데이터지만 11월 25bp 인하를 위한 하늘은 맑아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허리케인, 파업을 감안한다고 해도 10월 고용보고서에는 약한 부분이 몇 가지 지적됐는데요. ⑴ 기존 8월, 9월 발표됐던 데이터가 11만2000개 하향 조정된 게 대표적입니다. ⑵ 또 실업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9월 4.05%에서 10월 4.14%로 0.0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⑶ 가계조사에서 고용은 전월보다 36만8000명이나 감소하여 4개월 연속 상승세가 끝났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고용 데이터의 월별 변화는 불안정하며, 특히 10월은 허리케인 효과로 인해 변동성이 증폭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이전 두 달 치의 하향 수정은 허리케인 효과 때문이 아니다. 노동시장의 기본 여건은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해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약간 더 높아졌습니다. 11월 인하 베팅은 전날 94.8%에서 99.5%로 올라갔고요. 12월 인하 베팅도 75.1%에서 82.0%로 상승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상승하던 금리도 데이터 발표 직후 한때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오전 9시 30분 현재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9bp 내린 4.265%, 2년물은 5.2bp 하락한 4.114%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0.2~0.5%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내놓았던 아마존과 인텔(+7.81%)이 6%대 오름세로 거래를 시작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대 하락세로 출발한 애플을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0.99%)와 엔비디아(+1.99%) 등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아마존(+6.19%)에 대해선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230→25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JP모건은 "아마존이 전자상거래와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에서 시장 리더로서 좋은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분야에서는 주기적 변화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는 소매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뿐이며, 현재 기업 IT 지출의 약 10%만이 클라우드에 지출되고 있다고 추정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10→230달러로 높였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또 다른 마진 상승의 놀라움은 우리의 소매 마진 효율성 상승 이론을 뒷받침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여전히 커다란 AI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에 따라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의 자체 AI 칩 기술(Trainium2)은 증시에서 과소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도이치뱅크도 225→232달러로 목표주가를 올렸는데요. 도이치뱅크는 "아마존이 동종 업계인 월마트 등보다 향후 3년 동안 최소 3배 이상 빠른 영업이익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에서 더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 현 수준은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계속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1.16%)에 대해선 다소 시각이 엇갈렸지만 AI(애플 인텔리전스) 업그레이드가 이어지면서 아이폰 슈퍼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여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매수, 목표가 286달러 유지)는 ”시장이 더딘 제품 매출 성장에 집중하면서 애플 생태계의 강점에 따른 매출 지속성 및 가시성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장된 성장 기반과 서비스의 장기적 성장, 신제품 혁신은 제품 매출에 대한 경기 순환적 역풍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시장수익률 상회, 273달러 유지)는 "애플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기기 업그레이드 주기를 앞두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와 제한된 (안드로이드로의) 호환성으로 인해 업그레이드 주기/신규 사용자 확보가 개선되고 있으며, 교체 주기가 가속화되어 오늘날 시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는 기록적인 2025/2026회계연도 실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UBS(중립, 236달러)는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2025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려했던 대로, 기기에 탑재된 제한적인 AI 기능이 소비자에게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5로 9월 47.2보다 0.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올해 가장 낮은 것입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신규주문은 9월보다 1%포인트 높은 47.1을 기록했습니다. 고용은 9월보다 0.5포인트 증가한 44.4로 나타났습니다. 지불 가격은 9월 48.3보다 6.5포인트나 높은 54.8까지 뛰었습니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조사위원장은 " 제조업 활동은 지난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었다. 수요는 여전히 침체하여 있다. 기업들은 주요 정당 두 곳에서 제안한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로 인해 투자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한 금속업체는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관망하는 분위기다. 고객은 재고를 확보하고 싶어 하지 않아 주문을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제조업 PMI는 42.5를 넘는 경우 과거 전체 미국 경제는 일반적으로 확장세를 보였습니다. 또 오늘 S&P 글로벌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PMI는 9월 47.3보다 높은 48.5로 집계됐습니다.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있지만, ISM 집계와는 달리 약간 개선된 것이죠. 웰스파고는 "ISM PMI는 제조업이 10월에 추가 위축됐고, 사실상 2년 연속으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선거 이후 정책이 명확해지고 내년에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향후 몇 달 동안 신규 투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9월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0.1% 상승했는데요. 월가 예상(0%)보다 좋았고요. 8월 데이터는 기존 -0.1%가 +0.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9월 지출 개선은 완화 정책 예상으로 인해 지난 늦여름에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덕분으로 풀이됐습니다. 그런 뒤 10월에는 모기지 등 시장 금리가 다시 올라갔지요. 그래서 이들 지표는 그다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개장 이후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오전 10시 30분께에는 모든 지수가 1% 넘는 오름폭을 보였습니다. 나스닥의 상승률은 1.5%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9시 바닥을 찍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증시에서 불안감이 나타났습니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오후 4시 24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0.2bp 뛴 4.386%, 2년물은 5bp 오른 4.216%에 거래됐습니다. 7월 초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아무리 왜곡됐다지만 고용 데이터가 엉망으로 나왔는데도 금리가 왜 뛰었을까요. 한 채권 트레이더는 "어제까지는 10월 고용이 나쁘게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서 매도가 많지 않았고 월말 효과(월별에 채권 매수세가 몰리는 현상)로 매수세가 들어와 장기물 수익률이 안정세를 보였었다. 또 어제 증시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고용 데이터가 나오고 월말 효과도 끝나면서 다시 '트럼프 트레이드'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다음주 대선을 전후해 화~목요일에 국채 경매가 예정되어 있는데,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따르지 않아 발행 금리가 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재무부는 △4일 3년물(580억 달러) △5일 10년물(420억 달러) △6일 30년물(250억 달러)을 경매에 내놓습니다. 대선 앞뒤로 장기물 국채를 쏟아내는 것이죠.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오름폭은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41%, 나스닥은 0.80% 상승했고 다우는 0.69%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적으로 S&P500 지수는 5700 바로 아래에 있는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고 있으며, 나스닥 100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의할 점은 지난 3분기 크게 확대된 시장의 폭이 지난 2주 동안 후퇴했다는 것입니다. 5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는 S&P500 주식의 비율은 10월 초 75%에서 오늘 49%까지 떨어졌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선 피터슨 파생 이사는 "S&P500 지수의 단기 추세는 하락이지만 5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지원을 찾은 것 같다. 우려되는 점은 매그니피선트 7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3개 주식이 기술적으로 약한 추세를 보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마감 뒤 엔비디아가 인텔을 대신해 다우 지수 30개 종목에 편입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11월 8일부터 적용됩니다. 그런데 과거 다우에 편입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P 글로벌 인덱시스에 따르면 다우 지수에 편입되면 향후 1년 동안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 2~3% 정도 낮은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다우 효과(Dow Effect), 다우의 저주(Curse of the Dow)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 예로 1999년 11월 1일, 닷컴 버블이 절정에 달했을 때 다우에 편입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후 12개월 동안 25% 하락했습니다. 같은 시기 편입한 인텔은 다음주에 빠지는데요. 당시보다 주가가 지금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다음주에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증시를 좌우할 수 있는 3대 빅 이벤트가 있습니다.
① 미국 대선(5일)
누가 당선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최근 트럼프가 앞서고 있었는데, 지난주 유세에서의 '쓰레기 섬' 발언 여파로 분위기가 약간 바뀌었습니다.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쓰레기 섬' 푸에르토리코 출신이 44만6000명(3.6%)이나 살기 때문입니다. 오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인단 270명, 트럼프가 268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ING는 "다음주 선거는 미국 경제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 시장은 최근 트럼프 승리를 점점 더 확신하게 됐으며, 최근 몇 주 동안 주가와 달러, 국채 수익률이 모두 상승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수 있지만, 해리스가 승리하면 급격히 반전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월가가 보는 대선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의회 구도입니다. 누가 당선되든 상원을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이 차지한다면 월가는 안심할 것입니다. 의회 다수당이 엇갈리면 감세든 증세든 정책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공화당이 상원만 장악한다면 해리스가 승리하더라도 법인세 인상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시장에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원과 대통령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당선자가 얼마나 빨리 확정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고 경합주에서 재검표 사태가 벌어질 경우 한 달이 넘어도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 2000년에 그런 일이 있었죠. 2000년에는 투표일인 11월 7일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12월 12일에야 당선자가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경합주 플로리다에서의 재검표 논란 때문인데요.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간의 플로리다 표 차이는 수백 표에 불과했습니다. 플로리다 결과에 따라 전체 선거의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측은 플로리다에서 재검표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소송전이 벌어졌습니다. 최종적으로 연방대법원이 재검표 중단을 판결하면서 부시가 대통령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그 판결이 나온 날짜가 12월 12일입니다. 찰스 슈왑의 마이클 타운젠드 입법 분석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를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으면 다음주 후반에 시장이 더 요동칠 수 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며, 투자자들이 현금, 달러 또는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도망갈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FOMC(6~7일)
월가는 11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99% 확신(Fed워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12월, 1월 인하 여부입니다. 여기에 대한 확신은 11월만큼 높지 않습니다. 12월 인하 베팅은 81%, 1월 인하 베팅은 65%입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FOMC가 다음주 기준금리를 25bp 낮춰 4.50~4.75%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9월 50bp 인하로 완화 주기를 시작했지만,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위원들을 달래기 위해 더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본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다음주 영국 영란은행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25bp 인하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에선 동결을 예측합니다. 이번 주 노동당 정부가 발표한 초대형 예산안으로 인해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난 사흘간 영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bp 넘게 올랐습니다. 이게 미국 등 세계 채권 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죠. 다음주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③ 중국의 전인대 상무위원회(4~8일)
로이터는 중국 정부가 8일 10조 위안 이상의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부양책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중국은 미국 대선을 지켜보고 부양책을 발표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관세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추가로 1조~2조 위안의 부양책을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다음주 경제 데이터로는 5일 ISM의 서비스업 PMI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 10월 내구재 주문(4일), 미시간대 10월 소비자심리지수(8일)도 나옵니다. 3분기 어닝시즌은 이제 정점을 지났습니다. 하지만 다음주에도 S&P500 기업 가운데 100개가량이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팰런티어, NXP반도체, 슈퍼마이크로, 마이크로칩, 퀄컴, 모더나, 핼리버튼, 에어비앤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약 350개 기업(70%)가 3분기 실적을 보고했는데요. 이 기업 중 75%가 추정치보다 높은 실제 EPS를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77%보다 낮지만 10년 평균 75%와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추정보다 4.6% 높은 이익을 공개했는데, 이는 5년 평균 8.5%보다 낮고 10년 평균 6.8%보다 낮습니다. 아직 보고하지 않은 회사의 예상 실적을 더한 3분기 이익 증가율 추정치는 5.1%로, 지난주 3.6%, 9월 말 예상치 4.3%보다 높아졌습니다. 매출 측면에서는 S&P500 기업의 60%가 추정치보다 높은 매출을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69%, 10년 평균 64%보다 낮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은 추정치보다 1.1% 높은 매출을 내놓았는데, 이는 5년 평균 2.0%, 10년 평균 1.4%보다 낮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매월 20만 개 가까이 창출되면 미국의 월별 비농업 고용이 10월 1만2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보잉 파업과 허리케인 영향으로 고용이 엉망으로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큰 그림에서는 노동시장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죠.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이 다음주뿐 아니라 12월에도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기대를 넘는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은 기술주 전반의 회복세를 이끌었습니다. 뉴욕 증시는 오전에는 큰 폭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약한 고용에 하락하던 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증시 상승은 제한됐습니다. 다음주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데다, 대규모 국채 경매가 이어지는 게 수익률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는 이미 예고된 것처럼 잡음이 굉장히 컸습니다. 신규고용은 1만2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지난 9월 22만3000개, 월가 예상 10만 개보다 훨씬 적은 것입니다. 팬데믹 와중이던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것인데요. 보잉의 파업, 그리고 두 개의 허리케인이 미국 남부에 들이닥쳤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신규고용을 추산하는 기반인 기업조사는 허리케인 밀턴이 몰려왔던 10월 12일이 포함된 주에 실시됐는데요. 10월 응답률은 47.4%로 9월 62.6%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 조사 응답률로는 1985년 이후 최저입니다. 부문별로 보면 보잉 파업으로 인해 제조업에서 4만6000개 일자리가 감소했고요. 특히 운송장비업에서 4만4000개가 줄었습니다. 유통과 레저접객업에서도 약간 고용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일자리가 증가한 부문은 헬스케어(5만1000개), 그리고 정부 부문(4만 개) 외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실업률은 다행히 4.1%로 유지됐는데요. 이는 실업률 추산의 기반인 가계조사에서 파업이나 날씨 탓에 출근하지 못한 근로자는 실업 상태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날씨로 인해 출근하지 못한 사람은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은 51만2000명에 달했습니다. 10월 평균인 5만6000명의 10배에 달합니다. 평균 시간당 소득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는데요. 9월 0.3%보다 약간 가속화되었습니다. 주당 노동시간은 34.3시간으로 유지됐습니다.
월가는 허리케인과 파업으로 왜곡된 수치인 만큼 10월 고용 수치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데이터는 매우 잡음이 많은 수치다. 파업과 허리케인 영향으로 마이너스 효과가 예상되었고 실제 수치는 예측보다 더 낮게 나왔다. 예상보다 큰 허리케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허리케인 헬렌(9월)으로 인해 고용이 약 4만~5만 개 적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노동부 발표를 보니 허리케인 밀턴(10월)의 영향도 언급되어 있다. 조사 응답률도 매우 낮았다. 이 수치는 걸러서 봐야 하며, 실질적으로 얻을 만한 게 많지 않다. 9월 25만4000개 역시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노동시장은 양호한 상태이고, 현재 고용 증가 추세는 1만2000개보다는 확실히 높다. 실업률이 낮은 4%대에 안정된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발표 전에도 Fed가 다음주 25bp 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있었고, 오늘 수치는 그런 관측을 더욱 강화했다. 향후 회의에서 약간 더 완화적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약간 더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에는 많은 왜곡이 있다. 파업으로 인해 최소 4만 개 고용 감소가 있었고, 허리케인 영향도 미쳤다. 어제 발표된 실업급여 청구 건수(21만6000건)를 보면 고용에 갑작스러운 충격이 온 건 아닌 것 같다. 이번 주 발표된 채용공고 데이터와 고용비용지수(ECI)를 함께 보면, 노동시장은 연착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약간의 하방 위험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주 Fed는 25bp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어 왔으며, 이번 주 데이터들도 대체로 이런 예상에 부합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피치의 브라이언 콜튼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에서 변동성을 꿰뚫어 보는 한 가지 방법은 10월 고용에 4만4000명의 파업 감소분을 추가한 다음 3개월 이동 평균을 보는 것이다. 그러면 11만9000개가 되는데, 이는 상반기 월평균 20만7000개보다는 둔화한 것이지만 극적인 수준은 아니다. 지속적인 소비 지출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를 감안할 때 Fed는 10월 고용 1만2000개 증가에 큰 가중치를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지 로스터 멀티섹터 채권 헤드는 "10월 고용 데이터는 파업과 허리케인으로 인해 타격을 입어서 일자리 성장은 예상보다 낮았고 실업률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Fed는 오늘 데이터의 일부 약점을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간주하겠지만, 전반적인 데이터의 부진은 Fed가 다음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폭풍우 같은 데이터지만 11월 25bp 인하를 위한 하늘은 맑아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허리케인, 파업을 감안한다고 해도 10월 고용보고서에는 약한 부분이 몇 가지 지적됐는데요. ⑴ 기존 8월, 9월 발표됐던 데이터가 11만2000개 하향 조정된 게 대표적입니다. ⑵ 또 실업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9월 4.05%에서 10월 4.14%로 0.0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⑶ 가계조사에서 고용은 전월보다 36만8000명이나 감소하여 4개월 연속 상승세가 끝났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고용 데이터의 월별 변화는 불안정하며, 특히 10월은 허리케인 효과로 인해 변동성이 증폭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이전 두 달 치의 하향 수정은 허리케인 효과 때문이 아니다. 노동시장의 기본 여건은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해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약간 더 높아졌습니다. 11월 인하 베팅은 전날 94.8%에서 99.5%로 올라갔고요. 12월 인하 베팅도 75.1%에서 82.0%로 상승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상승하던 금리도 데이터 발표 직후 한때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오전 9시 30분 현재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9bp 내린 4.265%, 2년물은 5.2bp 하락한 4.114%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0.2~0.5%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내놓았던 아마존과 인텔(+7.81%)이 6%대 오름세로 거래를 시작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대 하락세로 출발한 애플을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0.99%)와 엔비디아(+1.99%) 등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아마존(+6.19%)에 대해선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230→25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JP모건은 "아마존이 전자상거래와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에서 시장 리더로서 좋은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분야에서는 주기적 변화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는 소매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뿐이며, 현재 기업 IT 지출의 약 10%만이 클라우드에 지출되고 있다고 추정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10→230달러로 높였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또 다른 마진 상승의 놀라움은 우리의 소매 마진 효율성 상승 이론을 뒷받침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여전히 커다란 AI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에 따라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의 자체 AI 칩 기술(Trainium2)은 증시에서 과소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도이치뱅크도 225→232달러로 목표주가를 올렸는데요. 도이치뱅크는 "아마존이 동종 업계인 월마트 등보다 향후 3년 동안 최소 3배 이상 빠른 영업이익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에서 더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 현 수준은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계속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1.16%)에 대해선 다소 시각이 엇갈렸지만 AI(애플 인텔리전스) 업그레이드가 이어지면서 아이폰 슈퍼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여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매수, 목표가 286달러 유지)는 ”시장이 더딘 제품 매출 성장에 집중하면서 애플 생태계의 강점에 따른 매출 지속성 및 가시성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장된 성장 기반과 서비스의 장기적 성장, 신제품 혁신은 제품 매출에 대한 경기 순환적 역풍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시장수익률 상회, 273달러 유지)는 "애플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기기 업그레이드 주기를 앞두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와 제한된 (안드로이드로의) 호환성으로 인해 업그레이드 주기/신규 사용자 확보가 개선되고 있으며, 교체 주기가 가속화되어 오늘날 시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는 기록적인 2025/2026회계연도 실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UBS(중립, 236달러)는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2025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우려했던 대로, 기기에 탑재된 제한적인 AI 기능이 소비자에게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5로 9월 47.2보다 0.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올해 가장 낮은 것입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신규주문은 9월보다 1%포인트 높은 47.1을 기록했습니다. 고용은 9월보다 0.5포인트 증가한 44.4로 나타났습니다. 지불 가격은 9월 48.3보다 6.5포인트나 높은 54.8까지 뛰었습니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조사위원장은 " 제조업 활동은 지난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었다. 수요는 여전히 침체하여 있다. 기업들은 주요 정당 두 곳에서 제안한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로 인해 투자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한 금속업체는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관망하는 분위기다. 고객은 재고를 확보하고 싶어 하지 않아 주문을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제조업 PMI는 42.5를 넘는 경우 과거 전체 미국 경제는 일반적으로 확장세를 보였습니다. 또 오늘 S&P 글로벌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PMI는 9월 47.3보다 높은 48.5로 집계됐습니다.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있지만, ISM 집계와는 달리 약간 개선된 것이죠. 웰스파고는 "ISM PMI는 제조업이 10월에 추가 위축됐고, 사실상 2년 연속으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선거 이후 정책이 명확해지고 내년에 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향후 몇 달 동안 신규 투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9월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0.1% 상승했는데요. 월가 예상(0%)보다 좋았고요. 8월 데이터는 기존 -0.1%가 +0.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9월 지출 개선은 완화 정책 예상으로 인해 지난 늦여름에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덕분으로 풀이됐습니다. 그런 뒤 10월에는 모기지 등 시장 금리가 다시 올라갔지요. 그래서 이들 지표는 그다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개장 이후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오전 10시 30분께에는 모든 지수가 1% 넘는 오름폭을 보였습니다. 나스닥의 상승률은 1.5%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9시 바닥을 찍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증시에서 불안감이 나타났습니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오후 4시 24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0.2bp 뛴 4.386%, 2년물은 5bp 오른 4.216%에 거래됐습니다. 7월 초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아무리 왜곡됐다지만 고용 데이터가 엉망으로 나왔는데도 금리가 왜 뛰었을까요. 한 채권 트레이더는 "어제까지는 10월 고용이 나쁘게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서 매도가 많지 않았고 월말 효과(월별에 채권 매수세가 몰리는 현상)로 매수세가 들어와 장기물 수익률이 안정세를 보였었다. 또 어제 증시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고용 데이터가 나오고 월말 효과도 끝나면서 다시 '트럼프 트레이드'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다음주 대선을 전후해 화~목요일에 국채 경매가 예정되어 있는데,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따르지 않아 발행 금리가 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재무부는 △4일 3년물(580억 달러) △5일 10년물(420억 달러) △6일 30년물(250억 달러)을 경매에 내놓습니다. 대선 앞뒤로 장기물 국채를 쏟아내는 것이죠.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오름폭은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41%, 나스닥은 0.80% 상승했고 다우는 0.69%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적으로 S&P500 지수는 5700 바로 아래에 있는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고 있으며, 나스닥 100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의할 점은 지난 3분기 크게 확대된 시장의 폭이 지난 2주 동안 후퇴했다는 것입니다. 5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는 S&P500 주식의 비율은 10월 초 75%에서 오늘 49%까지 떨어졌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선 피터슨 파생 이사는 "S&P500 지수의 단기 추세는 하락이지만 5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지원을 찾은 것 같다. 우려되는 점은 매그니피선트 7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3개 주식이 기술적으로 약한 추세를 보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마감 뒤 엔비디아가 인텔을 대신해 다우 지수 30개 종목에 편입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11월 8일부터 적용됩니다. 그런데 과거 다우에 편입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P 글로벌 인덱시스에 따르면 다우 지수에 편입되면 향후 1년 동안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 2~3% 정도 낮은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다우 효과(Dow Effect), 다우의 저주(Curse of the Dow)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 예로 1999년 11월 1일, 닷컴 버블이 절정에 달했을 때 다우에 편입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후 12개월 동안 25% 하락했습니다. 같은 시기 편입한 인텔은 다음주에 빠지는데요. 당시보다 주가가 지금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다음주에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증시를 좌우할 수 있는 3대 빅 이벤트가 있습니다.
① 미국 대선(5일)
누가 당선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최근 트럼프가 앞서고 있었는데, 지난주 유세에서의 '쓰레기 섬' 발언 여파로 분위기가 약간 바뀌었습니다.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쓰레기 섬' 푸에르토리코 출신이 44만6000명(3.6%)이나 살기 때문입니다. 오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인단 270명, 트럼프가 268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ING는 "다음주 선거는 미국 경제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 시장은 최근 트럼프 승리를 점점 더 확신하게 됐으며, 최근 몇 주 동안 주가와 달러, 국채 수익률이 모두 상승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수 있지만, 해리스가 승리하면 급격히 반전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월가가 보는 대선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의회 구도입니다. 누가 당선되든 상원을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이 차지한다면 월가는 안심할 것입니다. 의회 다수당이 엇갈리면 감세든 증세든 정책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공화당이 상원만 장악한다면 해리스가 승리하더라도 법인세 인상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시장에 엄청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원과 대통령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당선자가 얼마나 빨리 확정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고 경합주에서 재검표 사태가 벌어질 경우 한 달이 넘어도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 2000년에 그런 일이 있었죠. 2000년에는 투표일인 11월 7일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12월 12일에야 당선자가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경합주 플로리다에서의 재검표 논란 때문인데요.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간의 플로리다 표 차이는 수백 표에 불과했습니다. 플로리다 결과에 따라 전체 선거의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측은 플로리다에서 재검표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소송전이 벌어졌습니다. 최종적으로 연방대법원이 재검표 중단을 판결하면서 부시가 대통령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그 판결이 나온 날짜가 12월 12일입니다. 찰스 슈왑의 마이클 타운젠드 입법 분석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를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으면 다음주 후반에 시장이 더 요동칠 수 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며, 투자자들이 현금, 달러 또는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도망갈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FOMC(6~7일)
월가는 11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99% 확신(Fed워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12월, 1월 인하 여부입니다. 여기에 대한 확신은 11월만큼 높지 않습니다. 12월 인하 베팅은 81%, 1월 인하 베팅은 65%입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FOMC가 다음주 기준금리를 25bp 낮춰 4.50~4.75%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9월 50bp 인하로 완화 주기를 시작했지만,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위원들을 달래기 위해 더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본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다음주 영국 영란은행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25bp 인하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에선 동결을 예측합니다. 이번 주 노동당 정부가 발표한 초대형 예산안으로 인해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난 사흘간 영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bp 넘게 올랐습니다. 이게 미국 등 세계 채권 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죠. 다음주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③ 중국의 전인대 상무위원회(4~8일)
로이터는 중국 정부가 8일 10조 위안 이상의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부양책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중국은 미국 대선을 지켜보고 부양책을 발표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관세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추가로 1조~2조 위안의 부양책을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관측했습니다. 다음주 경제 데이터로는 5일 ISM의 서비스업 PMI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 10월 내구재 주문(4일), 미시간대 10월 소비자심리지수(8일)도 나옵니다. 3분기 어닝시즌은 이제 정점을 지났습니다. 하지만 다음주에도 S&P500 기업 가운데 100개가량이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팰런티어, NXP반도체, 슈퍼마이크로, 마이크로칩, 퀄컴, 모더나, 핼리버튼, 에어비앤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약 350개 기업(70%)가 3분기 실적을 보고했는데요. 이 기업 중 75%가 추정치보다 높은 실제 EPS를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77%보다 낮지만 10년 평균 75%와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추정보다 4.6% 높은 이익을 공개했는데, 이는 5년 평균 8.5%보다 낮고 10년 평균 6.8%보다 낮습니다. 아직 보고하지 않은 회사의 예상 실적을 더한 3분기 이익 증가율 추정치는 5.1%로, 지난주 3.6%, 9월 말 예상치 4.3%보다 높아졌습니다. 매출 측면에서는 S&P500 기업의 60%가 추정치보다 높은 매출을 보고했는데, 이는 5년 평균 69%, 10년 평균 64%보다 낮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은 추정치보다 1.1% 높은 매출을 내놓았는데, 이는 5년 평균 2.0%, 10년 평균 1.4%보다 낮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