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북한 주민들이 평양 지하철역 신문 전시대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한 노동신문을 보고 있다. 사진=RFA 갈무리
2018년 북한 주민들이 평양 지하철역 신문 전시대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한 노동신문을 보고 있다. 사진=RFA 갈무리
북한 경제·무역기관 간부들이 미국 대선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북한 경제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경제·무역기관 간부들 사이에서 최근 미국 대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달 말 RFA를 통해 "최근 일부 무역일꾼들 속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으로 누가 선출되는가에 따라 우리나라(북한) 경제상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도내 무역일꾼들 속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여성 대통령인가, 남성 대통령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의 대선 결과가 국제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화제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 소식은 최근 귀국한 무역 간부들과 세관 출입자들을 통해 내부에 퍼진 것으로 안다"며 "당에선 그간 주민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악선전을 했었다"며 "2018년 6월 진행된 싱가포르 조미수뇌 상봉과 2019년 2월 베트남 조미수뇌 상봉을 통해 아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물가가 상승할 경우 북한도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경제·무역기관 실무자들 사이에서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주민들 일부에서는 대북제제가 존재하는 한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뭔 상관이냐는 반응도 나온다"면서도 "국제물가가 상승하면 우리도 타격을 입게 되는 반면 국제물가가 하락하고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우리 경제도 살아나 무역기관이나 경제 관련 실무 일꾼들이 미국 대선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에서 자력자강, 강성국가론을 선전해도 주민들은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은 국제정세를 주도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며 "자체의 힘으로는 부족한 식량, 생필품, 각종 원자재, 원유 등을 해결할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