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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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여론조사도 실시한 주체에 따라 결과가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

경합 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여론조사 종합 결과에선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소한 차로 앞서는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여론 조사 결과도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숨은 트럼프 표’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반면, 여론조사에 해리스 부통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텃밭인 아이오와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깜짝 역전하면서 전체 판세를 뒤엎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100번 중 53번 이겨”

1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0번 중 53번, 해리스 부통령이 100번 중 47번 각각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여론조사와 인구 데이터를 포함한 시뮬레이션 결과다.

다만 결과는 예측불허다.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경합 주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뉴욕타임스(NYT)의 1일 기준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경합 주별로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약 1%포인트), 위스콘신(1%포인트 미만)에서 우위에 있으며 네바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등에서 소폭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종합분석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공개한 1일 기준 경합 주 7곳의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5%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0.9%포인트 높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지지율 결과에 대한 해석에 신중한 모습이다. 파이브서티파이브 창립자인 네이트 실버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더 열광적으로 여론조사에 과거보다 참여하고, 반대로 해리스 지지자들은 덜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트럼프 텃밭’ 아이오와 우세

해리스 부통령의 막판 기세도 무섭다. 경합 주에서 치고 올라오고 있을 뿐 아니라 공화당 강세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아이오와주 2일(현지시간) 드모인레지스터에 따르면 지난달 28∼31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808명을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는 47%,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는 44%였다. ±3.4%포인트의 오차범위 내 우위다. 지난 9월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포인트 앞섰다.

아이오와는 최근 두 번의 대선 동안 경합 주로 분류되지 않았다. 2016년 대선에서는 9%포인트, 2020년 대선에서는 8%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를 꺾었기 때문이다.

드모인레지스터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65세 이상과 무소속이라고 자처하는 여성들이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지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 여성은 63% 대 28%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을 더 지지하고, 정치적 무소속인 여성은 57% 대 29%로 해리스 부통령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세 막판 스퍼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유권자 마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 경합 주면서 선거인단 15명이 있는 미시간주에서 잇따라 유세를 벌인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대방에 대한 비판 수위도 최고조에 다다랐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지아 최대도시인 애틀랜타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당선되면) 백악관 집무실에 정적 명단을 들고 들어갈 것”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할 일의 목록을 들고 들어갈 것인데, 물가 낮추기가 목록 최상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는 비전이 없고, 아이디어도 없으며, 해법도 없다”며 “그가 하는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비판)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전날인 4일에는 최대 경합 주 펜실베이니아에서 격돌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