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인재 전쟁에서 뒤처진 인텔, 재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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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 텍사스A&M 커머스대 인적자원개발학부 교수

![[비즈니스 인사이트] 인재 전쟁에서 뒤처진 인텔, 재도약할 수 있을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411/07.34789894.1.jpg)
인텔의 장래가 어두운 이유는 인재 확보 전쟁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사들은 높은 연봉과 RSU(제한 주식 보상)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직자들에게 급여, 주식, 보너스 정보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급여 비교 사이트(Levels.fyi)에 따르면, 인텔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AI 인재 전쟁에 대해 전례 없이 ‘미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AI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차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AI 인재는 극소수에 불과해 이들에게는 부와 경력을 쌓을 기회가 넘쳐난다. 반면, AI 관련 글로벌 비즈니스 밸류체인에서 주도권을 잃은 인텔은 인재 영입은 둘째치고, 떠나는 인재를 붙잡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인텔은 오랫동안 압도적인 첨단 기술 기반의 물적 자본에 의존해 시장을 지배해왔으나, 이제 그 성공의 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술 혁신의 주기가 짧아지고 첨단 산업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한때의 독점적 지위도 순식간에 도전받는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이 필수적이지만, 인텔은 그 기회를 놓쳤다.
인텔의 행보는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뛰어난 인재를 파격적으로 대우하고 조직 문화를 혁신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한국 인재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할 것이며,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다음 세대의 인재들이 귀국하지 않는 현상도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AI 혁명’의 시대에 인재 전쟁에서 한 번 뒤처지면 첨단 기술 경쟁에서도 영원히 낙오될 수 있다. 인텔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 한국 기업들의 담대한 인재경영 전략 수립과 신속한 실행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