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수수께끼 현상…각국 중앙은행이 두려워하는 까닭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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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는데도
국채금리 거꾸로 올라
통화정책 무력화 논란
작년에도 국채금리 급등
주식·채권 투자자 큰 손실
국채 '바이백'으로 안정
트럼프 대선 승리 땐
이런 대처가 가능할지
시장은 반신반의
국채금리 거꾸로 올라
통화정책 무력화 논란
작년에도 국채금리 급등
주식·채권 투자자 큰 손실
국채 '바이백'으로 안정
트럼프 대선 승리 땐
이런 대처가 가능할지
시장은 반신반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추진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수수께끼’ 현상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리 수수께끼란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국채 금리는 거꾸로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벌써 통화정책 무력화 논쟁이 일고 있다.
재테크 생활자를 비롯한 경제 주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은 올라가고 달러 가치는 약세가 될 것이란 예상에 따라 포트폴리오와 각종 계획을 짠다. 하지만 현실은 국채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토대로 포트폴리오와 계획을 짰다면 이미 큰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나. 그 답을 구하기 위해선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원인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당시 각국 경기는 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밑돌 정도로 부진했지만 공급망 부족, 역아마존 효과 등에 따라 물가가 급등했다. 역아마존 효과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가 초기에는 물가를 안정시키지만 독과점 지위에 오르면 각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물가 상승 요인은 총수요와 총공급 측면에 따라 대응 수단이 달라져야 한다. 전자에 기인할 때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체계(interest system)가 잘 잡혀 있어야 한다. 2004년 당시엔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중국의 국채 매입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앨런 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초래하는 자충수를 뒀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 상승이 주로 총공급 측 요인에 기인했는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작년 6월 이후 물가가 잡힌 것은 공급망 확보, 빅테크 독과점 규제 등과 같은 총공급 측 비용 요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이지 중앙은행이 스스로 평가할 정도로 금리 인상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그 이전보다 경기가 더 좋아진 것도 물가 상승세 둔화가 총공급 측 비용 요건이 개선된 것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는 기준금리를 0~0.25%에서 5.25~5.5%로 대폭 올렸는데도 경기는 ‘노 랜딩(no landing)’으로 불릴 만큼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피벗을 추진한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 점이다. 이제부터는 총수요 측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지난 3분기 성장률이 미국은 2.8%, 유로존은 0.4%(미국식 성장률 통계 방식으로 환산하면 1.7%)로 모두 잠재 수준을 웃도는 ‘인플레 갭’이 발생했다.
앞으로 인플레 갭이 지속되면 그때부터는 기준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아야 한다. 시장이 중앙은행의 피벗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컷을 단행한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무려 70bp(1bp=0.01%포인트)나 급등했다. 10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유로 회원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평균 10bp 올랐다.
1년 전에도 최근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작년 미국의 3분기 성장률(속보치)이 4.9%로 높게 나오자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했다. 조만간 피벗이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채권과 주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놓은 상황에서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주가와 채권 가격이 폭락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경기가 좋은 것이 오히려 자산시장에 악재가 된다는 의미의 ‘성장률 저주(growth curse)’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당시 Fed와 제롬 파월 의장이 곤경에 처하자 구세주로 나선 사람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자산시장이 붕괴 일보 직전까지 가자 조 바이든 정부의 실질적 경제 컨트롤타워인 옐런 장관이 만기 이전에 국채를 사주는 ‘바이 백(buy back)’과 ‘분기별 장단기 국채 발행 물량 조정(QRA)’과 같은 스텔스 양적완화(QE)로 안정시켰다.
11월 5일이 지나면 미국의 47대 대통령 당선인이 나온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1년 전과 같은 최근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옐런 장관의 컨트롤타워 역할로 안정시켜 나갈 수 있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때는 이런 대처가 가능할지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대선 이전에 ‘금리 인하 불가’라는 트럼프 후보의 요구에도 Fed가 빅컷을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뿐만 아니라 옐런 장관의 역할까지 제동이 걸릴 확률이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벌어질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야 할 때다.
재테크 생활자를 비롯한 경제 주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은 올라가고 달러 가치는 약세가 될 것이란 예상에 따라 포트폴리오와 각종 계획을 짠다. 하지만 현실은 국채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토대로 포트폴리오와 계획을 짰다면 이미 큰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나. 그 답을 구하기 위해선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원인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당시 각국 경기는 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밑돌 정도로 부진했지만 공급망 부족, 역아마존 효과 등에 따라 물가가 급등했다. 역아마존 효과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가 초기에는 물가를 안정시키지만 독과점 지위에 오르면 각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물가 상승 요인은 총수요와 총공급 측면에 따라 대응 수단이 달라져야 한다. 전자에 기인할 때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체계(interest system)가 잘 잡혀 있어야 한다. 2004년 당시엔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중국의 국채 매입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앨런 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초래하는 자충수를 뒀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 상승이 주로 총공급 측 요인에 기인했는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작년 6월 이후 물가가 잡힌 것은 공급망 확보, 빅테크 독과점 규제 등과 같은 총공급 측 비용 요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이지 중앙은행이 스스로 평가할 정도로 금리 인상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그 이전보다 경기가 더 좋아진 것도 물가 상승세 둔화가 총공급 측 비용 요건이 개선된 것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는 기준금리를 0~0.25%에서 5.25~5.5%로 대폭 올렸는데도 경기는 ‘노 랜딩(no landing)’으로 불릴 만큼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피벗을 추진한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 점이다. 이제부터는 총수요 측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지난 3분기 성장률이 미국은 2.8%, 유로존은 0.4%(미국식 성장률 통계 방식으로 환산하면 1.7%)로 모두 잠재 수준을 웃도는 ‘인플레 갭’이 발생했다.
앞으로 인플레 갭이 지속되면 그때부터는 기준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아야 한다. 시장이 중앙은행의 피벗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컷을 단행한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무려 70bp(1bp=0.01%포인트)나 급등했다. 10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유로 회원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평균 10bp 올랐다.
1년 전에도 최근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작년 미국의 3분기 성장률(속보치)이 4.9%로 높게 나오자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했다. 조만간 피벗이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채권과 주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놓은 상황에서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주가와 채권 가격이 폭락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경기가 좋은 것이 오히려 자산시장에 악재가 된다는 의미의 ‘성장률 저주(growth curse)’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당시 Fed와 제롬 파월 의장이 곤경에 처하자 구세주로 나선 사람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자산시장이 붕괴 일보 직전까지 가자 조 바이든 정부의 실질적 경제 컨트롤타워인 옐런 장관이 만기 이전에 국채를 사주는 ‘바이 백(buy back)’과 ‘분기별 장단기 국채 발행 물량 조정(QRA)’과 같은 스텔스 양적완화(QE)로 안정시켰다.
11월 5일이 지나면 미국의 47대 대통령 당선인이 나온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1년 전과 같은 최근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옐런 장관의 컨트롤타워 역할로 안정시켜 나갈 수 있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때는 이런 대처가 가능할지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대선 이전에 ‘금리 인하 불가’라는 트럼프 후보의 요구에도 Fed가 빅컷을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뿐만 아니라 옐런 장관의 역할까지 제동이 걸릴 확률이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벌어질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