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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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반도체 업체 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근거를 마련하는 반도체특별법을 이번주 당론으로 발의한다. 대통령 직속 반도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반도체 산업본부 등 반도체 관련 주요 조직 설치안도 법안에 담길 예정이다. 다만 정부 재량이 인정되는데다 업계 숙원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연봉 관리·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은 논의에서 아예 빠지는 등 기대에 못미치는 지원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국민의힘 안팎에 따르면 당은 이번주 중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 명의로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한다. 당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급의 준거 조항 수위를 놓고 기획재정부와 막판 조율 중”이라며 “보조금 지급의 근거를 법안에 명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보조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것에 기재부가 난색을 표시해 온 탓에 ‘보조금을 지급 할 수 있다’는 수준의 임의 조항을 시행령에 포함하는 안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대통령 직속의 반도체위원회 설치와 산자부 반도체 조직 개편 △시설·장비 투자 금액 세액공제 일몰 기한 폐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 계획 수립 등의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다만 산자부 산하의 반도체 본부 설치 대해서는 정부 부처 의견을 받아들여 당초 계획한 차관급이 아닌 국장급 조직으로 하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당론 법안에서는 빠진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 취임 이후 고동진·박수영·송석준 의원안을 기초로 반도체 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해 왔으나, 이 조항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반도체 관련 종사자 중 소득이 상위 5%에 해당하는 경우는 휴일과 연장, 야간 근무에 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특별법과 별도로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 8월 비공개로 열린 반도체 특별법 관련 당정 회의에서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산업부, 병무청 등 유관 부처가 모두 참석했으나 고용노동부는 제외됐다.

여야가 지난달 말 가동한 민생·공통 공약 추진 협의체에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특별법을 우선 처리 순위로 올린 만큼 이르면 이달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종 법안은 업계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당초 반도체 업계에서는 국가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접 보조금 지급, 52시간 예외 조항, 병역 특례 등이 모두 담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당초 여당이 발의하려 했던 파격적인 지원책은 상당 부분 빠졌다는 평가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