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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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더위를 너무 타는지라 가을이 되면 힘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연장에서 경쟁한 수지언니가 '가을여왕'이라는걸 의식하진 않았지만 가을에는 저도 성적이 나쁘지 않아 저 자신을 믿고 플레이했습니다. 뜻밖의 우승이어서 정말 기쁘네요!"

마다솜(25)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새로운 '가을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지 두달 만인 3일 S-오일 챔피언십(총상금 9억원)에서 2승을 거두면서다.

마다솜은 이날 제주 제주시 엘리시안제주(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김수지(28)와 연장 2차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먼저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뒤 마다솜은 "매 시즌 1승을 목표로 잡는데,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다승까지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다승을 하게돼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마다솜은 KLPGA투어의 대기만성형 스타 가운데 하나다. 또래에 비해 다소 늦은 스물셋(2022년)에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태극기를 가슴에 꼭 달고 싶다는 바람으로 프로턴을 늦추고 2020년 네 살 어린 윤이나, 이예원 등과 함께 국가대표를 지낸 탓이다. 그는 "주니어 때 실력이 좀 늦게 올라와 고등학교 때 상비군을 달았고, 국가대표를 하고 싶어 한국체육대에 갔다"며 "단단하게 프로로 데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 정규투어 3년차, 마다솜은 늦은만큼 더 화려하게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는 최종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몰아치며 압도적인 우승을 거뒀다. 2승은 완전히 반대였다. 김수지와 내내 팽팽한 접전을 펼친 그는 2차까지 연장전을 이어갔고, 먼저 버디를 잡아내 S오일 챔피언십 승자에게 주어지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다솜은 "하나금융챔피언십 당시에는 솔직히 마음이 편했던 면이 없지 않았다"며 "오늘은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쳤다. 그래서 짜릿함이 더 큰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마다솜의 단단한 멘탈이 빛을 발했다. 샷 실수를 거의 내지 않아 대회 내내 단 한번의 보기도 범하지 않은 그는 두번의 연장 중에 웃음을 짓는 여유를 보였다. 그는 "원래부터 멘탈이 강한 선수는 아니었다"며 "실수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년차에 다승자로 거듭난 비결에 대해서도 '경험'을 꼽았다. 그는 "정규투어 첫 해에는 코스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2년차부터 노련미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에 99점을 주고 싶다"며 "다음주 시즌 최종전에서도 톱10을 목표로 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