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美 '스포츠 메가' 효과 누릴까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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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효과에 3분기 매출 전년 대비 6.5% ↑
코드커팅 대응한 사업부 개편 예고…인터넷 집중
코드커팅 대응한 사업부 개편 예고…인터넷 집중
미국 최대 케이블TV 회사이자 종합 미디어 회사인 컴캐스트가 미국에서 굵직한 스포츠 행사 개최를 앞둔 '스포츠 메가' 10년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파리올림픽으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다. 부진했던 케이블 TV 사업부는 분사하고, 인터넷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히며 컴캐스트 주가는 지난 6개월 동안 10% 넘게 올랐다.
컴캐스트는 케이블 TV 등 유료 텔레비전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미국 최대 통신 서비스 업체이자 미디어 그룹이다. 1963년 사업가인 랠프 로버츠가 설립해 1968년까지 '아메리칸 케이블 시스템스'로 불리던 이 회사는 1969년 컴캐스트라는 사명을 채택했다. 2011년 NBC, 유니버설 픽처스 모기업 NBC유니버설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던 컴캐스트는 전통적인 케이블 TV 사업, 광대역 인터넷 사업, 스트리밍 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미디어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컴캐스트 주가는 2021년에 주당 60달러에 거래됐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주당 4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미디어 환경이 유선 케이블 방송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하지만 컴캐스트가 3분기에는 부진했던 사업 부문을 덜어내고, 스포츠 중계권을 토대로 매출 회복을 일궈내며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1.12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1.06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오른 321억달러를 기록해 전망치 318억달러를 넘겼다.
컴캐스트는 약 10년간 올림픽 수혜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2032년까지 올림픽 중계 독점권을 갖고 있어서다. 배런스는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를 인용해 컴캐스트 주가가 지난 20년간 올림픽 첫날 평균 0.8% 올랐다고 전했다. 2026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동계올림픽이, 2028년에는 미국에서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이 열린다. 또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031년 럭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는 '스포츠 메가' 10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컴캐스트에는 호재다.
최근 미디어 회사들은 스포츠 경기 중계를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간주하고 중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워너브라더스가 약 40년 동안 중계해 온 미국프로농구협회(NBA) 리그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하자, NBA를 상대로 지난 7월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올림픽 중계권은 컴캐스트 실적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렸다. 컴캐스트의 미디어 사업부 3분기 매출은 2024 파리올림픽 덕분에 전년 대비 36.5% 급증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이 회사의 파리올림픽 시청자 수는 직전 하계 올림픽인 2020 도쿄 올림픽에 비해 82%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은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열렸고, 시차도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13시간이나 돼 시청자들의 관심이 적었다. 반면 미 동부 지역과 파리와의 시차는 5시간에 불과하다. 또한 컴캐스트는 2018년 인수한 유럽 방송회사인 '스카이TV'를 통해 이 기간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은 컴캐스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피콕도 되살렸다. 3분기 동안 피콕의 유료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인 300만명가량 늘어난 3600만명이 됐다. 매출도 82% 늘어난 15억달러를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손실도 4억3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억65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 현상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케이블 회사를 분사하는 움직임도 주가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카바나 컴캐스트 사장 지난달 31일 자사 케이블 사업부를 묶어 새로운 회사로 분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현재 NBC유니버설 사업부에 소속돼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들이 케이블 TV 구독을 지속적으로 중단하면서, 케이블 사업부는 기존 미디어 사업에서 가장 손해가 큰 사업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로스 베네스 이마케터 수석분석가는 "컴캐스트가 광대역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만큼, 케이블 사업자를 분사하면 인터넷 사업에서의 성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CNBC에 전망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사업자이기도 한 컴캐스트는 광대역 서비스 가입에서도 성장했다. 컴캐스트는 이번 3분기에 데이터 가입자가 9000명가량 늘었다고 보고했다. 가입자 순증은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컴캐스트는 현재 올림픽과 같은 계절적인 이벤트 외에는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트리밍 사업이 반짝 성과를 거뒀으나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 비해 성장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컴캐스트가 전통적으로 강한 사업인 비디오 사업부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6만5000명에 달하는 유료 가입자를 잃은 것도 투자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분기 테마파크 사업부 매출도 5.3% 줄어든 23억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컴캐스트의 12개월 목표주가는 48.24달러로 현재 주가(42.53달러 4일 기준) 대비 13%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널리스트 33명 중 20명(60.6%)이 매수 의견을 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컴캐스트는 케이블 TV 등 유료 텔레비전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미국 최대 통신 서비스 업체이자 미디어 그룹이다. 1963년 사업가인 랠프 로버츠가 설립해 1968년까지 '아메리칸 케이블 시스템스'로 불리던 이 회사는 1969년 컴캐스트라는 사명을 채택했다. 2011년 NBC, 유니버설 픽처스 모기업 NBC유니버설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던 컴캐스트는 전통적인 케이블 TV 사업, 광대역 인터넷 사업, 스트리밍 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미디어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컴캐스트 주가는 2021년에 주당 60달러에 거래됐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주당 4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미디어 환경이 유선 케이블 방송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하지만 컴캐스트가 3분기에는 부진했던 사업 부문을 덜어내고, 스포츠 중계권을 토대로 매출 회복을 일궈내며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1.12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1.06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오른 321억달러를 기록해 전망치 318억달러를 넘겼다.
올림픽 독점 중계권으로 '10년' 먹거리 확보
컴캐스트는 약 10년간 올림픽 수혜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2032년까지 올림픽 중계 독점권을 갖고 있어서다. 배런스는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를 인용해 컴캐스트 주가가 지난 20년간 올림픽 첫날 평균 0.8% 올랐다고 전했다. 2026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동계올림픽이, 2028년에는 미국에서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이 열린다. 또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031년 럭비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는 '스포츠 메가' 10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컴캐스트에는 호재다.
최근 미디어 회사들은 스포츠 경기 중계를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간주하고 중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워너브라더스가 약 40년 동안 중계해 온 미국프로농구협회(NBA) 리그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하자, NBA를 상대로 지난 7월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올림픽 중계권은 컴캐스트 실적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렸다. 컴캐스트의 미디어 사업부 3분기 매출은 2024 파리올림픽 덕분에 전년 대비 36.5% 급증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이 회사의 파리올림픽 시청자 수는 직전 하계 올림픽인 2020 도쿄 올림픽에 비해 82%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은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열렸고, 시차도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13시간이나 돼 시청자들의 관심이 적었다. 반면 미 동부 지역과 파리와의 시차는 5시간에 불과하다. 또한 컴캐스트는 2018년 인수한 유럽 방송회사인 '스카이TV'를 통해 이 기간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은 컴캐스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피콕도 되살렸다. 3분기 동안 피콕의 유료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인 300만명가량 늘어난 3600만명이 됐다. 매출도 82% 늘어난 15억달러를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손실도 4억3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억65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저물어가는 케이블TV 내보내고, 인터넷 사업은 성장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 현상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케이블 회사를 분사하는 움직임도 주가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카바나 컴캐스트 사장 지난달 31일 자사 케이블 사업부를 묶어 새로운 회사로 분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현재 NBC유니버설 사업부에 소속돼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들이 케이블 TV 구독을 지속적으로 중단하면서, 케이블 사업부는 기존 미디어 사업에서 가장 손해가 큰 사업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로스 베네스 이마케터 수석분석가는 "컴캐스트가 광대역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만큼, 케이블 사업자를 분사하면 인터넷 사업에서의 성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CNBC에 전망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사업자이기도 한 컴캐스트는 광대역 서비스 가입에서도 성장했다. 컴캐스트는 이번 3분기에 데이터 가입자가 9000명가량 늘었다고 보고했다. 가입자 순증은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컴캐스트는 현재 올림픽과 같은 계절적인 이벤트 외에는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트리밍 사업이 반짝 성과를 거뒀으나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 비해 성장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컴캐스트가 전통적으로 강한 사업인 비디오 사업부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6만5000명에 달하는 유료 가입자를 잃은 것도 투자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분기 테마파크 사업부 매출도 5.3% 줄어든 23억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컴캐스트의 12개월 목표주가는 48.24달러로 현재 주가(42.53달러 4일 기준) 대비 13%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널리스트 33명 중 20명(60.6%)이 매수 의견을 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