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우려에 3일 연속 상승…美 제조업이 오름폭 축소 [오늘의 유가]
중동 지역 긴장감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OPEC+는 12월로 예정됐던 증산 일정을 한 달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23달러(0.33%) 오른 배럴당 6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29달러(0.4%) 상승한 배럴당 73.1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가가 급등했다. 두 벤치마크 모두 장중 배럴당 2달러까지 상승했으며, WTI는 한때 3%가량 오르기도 했다.
중동 우려에 3일 연속 상승…美 제조업이 오름폭 축소 [오늘의 유가]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며칠 내로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를 통해 이스라엘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재보복을 피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OPEC+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12월 증산 계획을 한 달 이상 연기할 가능성도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그러나 1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예상보다 저조한 1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0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시장은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의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하면서 유가에는 큰 변동이 없었

이후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지표는 유가에 즉각적인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5로 전달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47.6)를 밑도는 수치다. ISM은 제조업 업황이 7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며 지난 24개월 중 23개월은 위축 상태였다고 밝혔다. ISM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위축을,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뜻한다.

이란이 이라크 영토 내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더라도 그 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레 흐발비에 SEB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추가 대응은 이스라엘이 지난 주말에 한 제한적 공격과 유사하게 제한적일 수 있다"며 "전쟁을 개시하기 위한 초대장이라기보다는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주간 기준 약 4%, WTI는 약 3% 하락했으며, 한 달로 봐도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의 8개 회원국은 12월 예정됐던 생산량 감축 조치 해제 시점을 한 달 연기하기로 3일 합의했다. OPEC+는 유가가 계속 떨어지자 지난 8월 감축 조치 시점을 2개월 연장해 12월로 미뤘다. 12월부터는 하루 18만 배럴을 증산할 계획이었다. 이번 결정은 중국의 수요 약세와 외부 공급 증가로 인한 원유 시장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