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발목 잡는 상법 개정안, 여야 따로 없는 '주주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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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쉽지만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500만 주식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증시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 내에 상법의 주주 충실의무 조항 개정부터 개선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뒤늦게나마 금투세 유예를 넘어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대신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겠다는 건 완전한 방향 착오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라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 이익 보호를 강화하는 조항을 법에 넣자는 것이다.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안이하고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은 과도한 사법 리스크로 인해 신산업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주저하게 되고, 주주 이익으로 포장한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을 유발할 게 뻔하다. 결국 기업 가치를 훼손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오히려 심화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어제 내놓은 ‘미국 M&A 주주대표 소송과 이사 충실의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수합병 거래 한 건당 평균 3∼5건의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법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발의했지만, 정부·여당과 경제계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이 밸류업의 걸림돌”이라며 다시 불을 붙였고, 민주당은 입법 총력전을 선언했다. 무한 정쟁 속에서도 표에 도움이 되는 ‘주주 포퓰리즘’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 공언대로 주식시장을 살리려면 증시를 짓누르는 상속세 완화와 기업의 장기 성장 지원을 위한 입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주식회사 제도의 원리와 현실을 무시한 상법 개정안은 밸류업이 아니라 밸류다운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라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 이익 보호를 강화하는 조항을 법에 넣자는 것이다.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안이하고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은 과도한 사법 리스크로 인해 신산업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주저하게 되고, 주주 이익으로 포장한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을 유발할 게 뻔하다. 결국 기업 가치를 훼손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오히려 심화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어제 내놓은 ‘미국 M&A 주주대표 소송과 이사 충실의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수합병 거래 한 건당 평균 3∼5건의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법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 발의했지만, 정부·여당과 경제계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이 밸류업의 걸림돌”이라며 다시 불을 붙였고, 민주당은 입법 총력전을 선언했다. 무한 정쟁 속에서도 표에 도움이 되는 ‘주주 포퓰리즘’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 공언대로 주식시장을 살리려면 증시를 짓누르는 상속세 완화와 기업의 장기 성장 지원을 위한 입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주식회사 제도의 원리와 현실을 무시한 상법 개정안은 밸류업이 아니라 밸류다운으로 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