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올 들어 유럽에서 변압기 등 전력기기 부문 1조원 수주에 성공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유럽 내 전력 기기 수요가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일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29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효성중공업은 2027년까지 영국 ‘혼시4(hornsea 4)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400㎸ 초고압변압기와 리액터(전력 품질 향상 장치)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혼시4 프로젝트는 영국 북동부 요크셔 해안 인근 지역에 전력량 2.4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가정, 공장 등에 송전되기 전에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기기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수주 계약으로 올해 유럽에서만 1조1000억원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4조3006억원의 25.6% 수준이다. 효성중공업은 연초 영국 내셔널그리드에 대규모 위상조정변압기를 납품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와 초고압변압기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에도 차단기를 공급했다.

유럽은 기술력이 있는 전통의 전력기기 업체가 다수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효성중공업은 일찌감치 유럽 시장에 진출해 영업망을 넓혀왔다. 특히 고부가가치인 대용량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노르웨이에서 400㎸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글로벌 전력 시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