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안갯속…산유국들 증산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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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한 달 연장
수요 줄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하루 220만 배럴 감산 유지하기로
유가 소폭 올랐지만 하락 우려 커
전쟁비 마련나선 러시아 초과생산
非회원국 美·캐나다 시추 풀가동
수요 줄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하루 220만 배럴 감산 유지하기로
유가 소폭 올랐지만 하락 우려 커
전쟁비 마련나선 러시아 초과생산
非회원국 美·캐나다 시추 풀가동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다음달로 예정한 원유 증산을 한 달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줄어들고,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OPEC+의 이날 발표로 유가는 완만한 단기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23달러(0.33%) 오른 배럴당 6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선물은 0.29달러(0.4%) 상승한 배럴당 73.1달러에 마감했다.
OPEC+의 증산 연기는 하반기 들어 전반적 내림세인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배럴당 86.91달러까지 치솟은 WTI 가격은 배럴당 69.49달러로 20%가량 내린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유가는 사우디와 OPEC+의 다른 나라들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우려도 크다. 올해 일일 1300만 배럴 원유를 뽑아내 신기록을 경신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등 비(非)OPEC+ 국가가 시추기를 ‘풀가동’하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글로벌 석유 재고는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반면 휘발유·경유 등 정제품 재고는 3년 만에 최대로 급증했다”고 했다. 경기 영향으로 석유 제품 판매가 감소하고, 각국 정부와 기업은 유가 하락을 기대해 재고를 줄였다는 얘기다. JP모간과 씨티그룹 등 월가 금융회사 역시 내년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PEC+ 회원국은 다음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개최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은 OPEC+가 합의한 감산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초과 생산하는 등 내분 조짐은 여전하다. 이라크는 앞서 공개적으로 OPEC+에 불만을 터뜨렸고, 러시아도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연히 합의를 무시해왔다. OPEC+는 다만 이날 성명에서 “목표치 이상의 석유를 생산한 국가들은 내년 9월까지 감산을 통해 이를 보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유가 추가 하락 막아야
3일(현지시간) OPEC+는 성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은 하루 220만 배럴 추가 감산을 12월 말까지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OPEC+ 회원국 중 이들 8개국은 2023년 11월부터 하루 총 22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했다. 이들은 다음달 초부터 생산을 점진적으로 늘려 내년까지 220만 배럴의 생산량을 복구한다고 당초 예고했다. OPEC+는 이날 연장한 220만 배럴 추가 감산 외에도 2022년부터 전 회원국이 참여해 시행 중인 나머지 일일 366만 배럴의 감산 물량은 2025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OPEC+의 이날 발표로 유가는 완만한 단기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23달러(0.33%) 오른 배럴당 6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선물은 0.29달러(0.4%) 상승한 배럴당 73.1달러에 마감했다.
OPEC+의 증산 연기는 하반기 들어 전반적 내림세인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배럴당 86.91달러까지 치솟은 WTI 가격은 배럴당 69.49달러로 20%가량 내린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유가는 사우디와 OPEC+의 다른 나라들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우려도 크다. 올해 일일 1300만 배럴 원유를 뽑아내 신기록을 경신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등 비(非)OPEC+ 국가가 시추기를 ‘풀가동’하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글로벌 석유 재고는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반면 휘발유·경유 등 정제품 재고는 3년 만에 최대로 급증했다”고 했다. 경기 영향으로 석유 제품 판매가 감소하고, 각국 정부와 기업은 유가 하락을 기대해 재고를 줄였다는 얘기다. JP모간과 씨티그룹 등 월가 금융회사 역시 내년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안한 안보와 글로벌 경기
증산 시기를 한 달만 연기한 것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정학적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은 미국 대선 결과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한 이란의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부터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중국 정부 부양책도 변수다. 경제학자들은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이번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개최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예산 대부분이 지방정부 부채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OPEC+ 회원국은 다음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개최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은 OPEC+가 합의한 감산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초과 생산하는 등 내분 조짐은 여전하다. 이라크는 앞서 공개적으로 OPEC+에 불만을 터뜨렸고, 러시아도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연히 합의를 무시해왔다. OPEC+는 다만 이날 성명에서 “목표치 이상의 석유를 생산한 국가들은 내년 9월까지 감산을 통해 이를 보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