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장기 표류 중인 도시철도 위례신사선 사업이 최종 유찰됐다. 서울시는 기존 민자 사업에서 재정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렇게 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비롯해 관련 인허가 절차를 새롭게 밟아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4일 위례신사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2차 공모에서도 응찰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위례신사선은 송파구 위례신도시와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위례신도시 기획 단계인 2008년부터 추진됐다. 삼성물산이 첫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2016년 손을 뗐다. 이어 2020년 1월 GS건설 컨소시엄이 바통을 넘겨받았으나 지난 6월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요 기업이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또다시 철수했다.

서울시는 올 8월 재차 공모에 나섰다. 소비자물가 변동분을 반영해 건설사업비를 기존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올리고 건설 기간을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했다. 그럼에도 한 차례 유찰돼 2차 공모에서 사업비를 1조8380억원으로 추가 인상했다. 그러나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시는 민간사업 방식을 포기하고 국비와 시비 등 재정을 투입해 위례신사선을 짓기로 했다. 재정 투자사업으로 전환하려면 ‘서울시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변경)’을 바꿔야 한다. 시는 6월 계획안 변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국토교통부에 제출해 정부 승인을 얻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공사 기간을 단축할 방안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정 투자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인허가 기간을 줄이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