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OPEC+ "연말까지 감산" 소식에 유가 3% 급등 [오늘의 유가]
다시 뭉친 OPEC+ "연말까지 감산" 소식에 유가 3% 급등 [오늘의 유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감산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 유가가 3% 가량 상승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2.85% 오른 배럴 당 71.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2.71% 오른 75.08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70달러대를 회복한 것은 열흘 만이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월요일 장이 열리자마자 급등하기 시작했다. 전날 OPEC+가 발표한 감산 연장 소식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이 11월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던 하루 220만배럴 감산을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애초에 9월까지만 지속하기로 했던 감산을 지난 9월에 이어 또 한 번 미룬 것이다.
다시 뭉친 OPEC+ "연말까지 감산" 소식에 유가 3% 급등 [오늘의 유가]
월트 챈슬러 맥쿼리 에너지 전략가는 "2024년 4분기 전체로 감산을 연장한 이번 결정은 내년 공급을 늘리겠다는 OPEC+의 의지에 의심을 제기한다"라며 "회원국 간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OPEC+ 회원국들이 분열해 서로 원유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이번 게기로 이들의 단합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회원국 중 하나인 이란은 이날 갑작스러운 증산 계획을 발표하며 OPEC+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이란 석유부는 "이란 경제위원회는 국가개발기금 자원을 활용해 긴급 석유 생산 증가 계획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원유 생산량을 하루 25만배럴 늘린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연례 국제석유전시회 및 컨퍼런스(ADIPEC) 개막 세션에서 인도·이집트·우간다 등 각국 석유 및 광물 담당 장관들이 대화하고 있다. AP
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연례 국제석유전시회 및 컨퍼런스(ADIPEC) 개막 세션에서 인도·이집트·우간다 등 각국 석유 및 광물 담당 장관들이 대화하고 있다. AP
달러 약세 역시 유가 상승의 재료로 작용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36% 내린 103.91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막판 여론조사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명확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자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 베팅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미국 외 국가의 구매력을 높여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시 고조되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도 유가에 반영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 공격 시점을 5일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로 잡았다고 보도했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수석부사장은 "트레이더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면서 중동 긴장 우려가 다시 한 번 전면에 등장했다"라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