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 번이면 온라인 마케팅 끝…쓰기 쉬운 e커머스 CRM 만들었죠" [긱스]
“처음부터 ‘완전 자동’을 목표로 했습니다. 클릭 몇 번만으로 개인화된 마케팅 캠페인이 바로 작동할 수 있도록요.”

e커머스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스타트업 데이터라이즈의 김성무 대표(사진)는 5일 “쇼핑몰이 가장 쉽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e커머스의 고객 구매 전환율은 2~5% 수준이다.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영리한 판촉 기법이 필요하다. 데이터라이즈의 솔루션은 쇼핑몰에 들어온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프로모션을 자동으로 펼친다. 예컨대 한 고객이 쇼핑몰에서 특정 상품을 한참 보다가 나갔다면, 이후 ‘한 시간 깜짝 할인’ 메시지를 보내 구매 욕구를 다시 한번 자극하는 식이다.

쇼핑몰이 보유한 상품 데이터와 클릭 등 고객 행동 데이터, 장바구니 내역, 쿠폰 보유 여부 등의 다양한 데이터가 캠페인에 활용된다. 고객의 앱 사용 시간을 파악해 ‘할인 쿠폰 지급’ 같은 메시지를 날린다. 리뷰 혜택 알림이나 조회한 상품의 연관 상품 추천, 적립금 만료 알림 등의 캠페인도 자동 생성한다. 이 모든 과정이 마치 자율주행차량에 탄 듯 쉽고 간단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500여 개 고객사가 데이터라이즈를 사용 중이다. 무료 체험 후 유료 전환율이 60%나 된다.

대형 쇼핑몰은 이런 CRM을 담당하는 자체 인력이 보통 따로 있다. 데이터라이즈가 공략하는 주요 고객사는 연 매출 10억~1000억원 사이 중형 쇼핑몰이다. 다른 분석 툴이나 솔루션을 활용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기능이 분산돼 있어 번거롭다. 데이터라이즈는 데이터 수집·분석과 메시지 발송·관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설계했다. 김 대표는 “우리 고객사들은 CRM 캠페인을 평균 20~30개, 많이 하는 곳은 100개 정도를 운영한다”며 “그만큼 사용하기 쉽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2016년 카카오에 인수된 데이터 스타트업 넘버웍스 공동창업자다. 이 회사에서 함께한 박민성 최고전략책임자(CSO), 이규민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다시 의기투합해 2019년 데이터라이즈를 세웠다. 김 대표는 “카카오에서 커머스나 광고에 데이터를 연동해 고객 관리에 활용하는 업무를 했는데, 밖에서도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는 대신 자사몰 구축을 시도하는 e커머스 업체가 늘어나는 것도 데이터라이즈엔 기회다. 김 대표는 “플랫폼 수수료를 절감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미국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현지 직원들을 채용해 본격적인 마케팅과 세일즈 활동을 개시했다. 그는 “미국 사업을 새로운 창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창업자가 직접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나가 있는 한국 쇼핑몰을 시작으로 고객사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