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의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3표를 얻어 동률을 이뤘다.

5일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주 북단의 캐나다 접경에 있는 딕스빌노치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먼저 투표와 개표를 완료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3표를 얻었다. CNN은 “딕스빌노치 투표에 4명의 공화당원과 당적을 밝히지 않은 2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고 전했다.

딕스빌노치는 이날 0시에 투표소를 열고 올해 미국 대선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딕스빌노치는 1960년부터 ‘0시 투표’를 하고 있다. 광산이 있던 때 0시에 투표하고 이른 새벽 일터로 가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주민 100명 미만 지방자치단체가 0시에 투표를 시작해 곧바로 공개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딕스빌노치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먼저 투표와 개표를 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는 지역이고, 투표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어 대선 판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번에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률로 나와 올해 대선은 초박빙 판세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딕스빌노치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다. 최근 여섯 차례 대선 중 다섯 차례 승자를 맞췄다. 2000년과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선택했고, 2008년과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했다. 다만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꼽아 연속 적중 기록이 깨졌다. 2020년 선거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딕스빌노치 전체 유권자인 5표를 모두 차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굴욕을 안겼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