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 증설 소식에…잘나가던 조선株 '주춤'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조선주가 주춤하고 있다. 경쟁사인 중국 조선업체들의 수주 환경이 개선된 데다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주가 여전히 슈퍼사이클 한가운데 있어 일시적 조정 국면이 마무리되면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SOL 조선TOP3플러스’는 최근 한 달간 3.2% 하락했다. 지난 7월까지 42.41% 급등한 후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한 달 동안 한화오션(-11.1%) 삼성중공업(-4.1%) HD현대중공업(-3.9%) HD한국조선해양(-1.0%) 등 주요 조선주가 하락한 영향이다.

조선주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중국 조선사들이 호황기에 대비해 독(선박 건조 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물량이 쏟아지면 국내 조선업체의 신규 수주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약 10년 만에 맞이한 조선 슈퍼사이클이 피크아웃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조선업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9월 말 189.95를 기록한 뒤 최근 189.5선에 머물고 있다. 조선업황이 가장 좋았던 2008년 9월의 역사적 최고점(191.58)에 다가가다가 상승세가 주춤했다.

증권가에서는 조선주 하락세는 단기 조정에 불과해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전히 수주 잔액이 넘치는 데다 국내 조선사들은 주력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선박 등에서 중국 조선사 대비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국내 주식을 4조4323억원어치 팔아치우는 동안 HD한국조선해양(623억원어치)과 HD현대중공업(137억원어치) 등은 순매수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공급자 우위 시장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사이클 중반부에 접어들어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