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00만 명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이 일부 의료기관과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 속에 곪아가고 있다. 도수치료와 비급여 주사제 등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4년 뒤 실손보험료가 최대 두 배 가까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독] '의료쇼핑'에 멍든 실손보험…4년뒤 보험료 두 배 오를듯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20년 7조696억원에서 지난해 9조187억원으로 3년 만에 27.6% 증가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년 9% 늘어난 것이다. 올 상반기에도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5대 손보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28년 13조9564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손보업계는 예상했다.

보험금이 늘어나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도 그만큼 오를 가능성이 크다. 40세 남성이 3세대 실손보험 대표 상품에 가입한 경우 올해 월 보험료는 1만9567원이지만, 4년 뒤인 2028년에는 2만7722원으로 41.7% 인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보험금 증가율만큼 보험료를 인상한다고 가정한 수치다.

이마저도 실손보험의 현 적자 구조가 이어진다고 가정한 것이다.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 1분기 기준 156.3%에 달한다. 손해율을 100%까지 낮추면 앞선 40대 남성의 보험료는 4년 뒤 두 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