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북미사업 대폭 축소…수년째 손실에 구조조정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가 미국 등 북미 사업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시장 경쟁 격화로 수년째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휠라 운영사인 휠라홀딩스는 북미 사업 일부를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라고 5일 공시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미국 사업을 일단 축소한 다음 유통 채널 정비 등을 거쳐 재진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북미 사업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은 2003년 휠라코리아 대표 시절 휠라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했다. 휠라는 한국과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직진출 형태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나머지 국가는 라이선스 형태로 현지 업체와 총판 계약을 맺고 의류 등을 판매한다.

휠라의 위기가 본격화한 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다. 미국 내 시장 경쟁 격화로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였다. 이에 따라 휠라 미국법인은 2022년과 지난해 각각 660억원(SK증권 추정), 142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휠라 미국법인의 손실 확대는 모기업인 휠라홀딩스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휠라홀딩스는 휠라와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휠라홀딩스 전체 매출(4조66억원)에서 아쿠쉬네트(3조109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달한다. 휠라는 미국 사업 부진 등으로 57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휠라홀딩스는 이번 휠라 북미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할 계획이다. 휠라 브랜드는 고급화를 꾀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