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재발 막는다"…온라인플랫폼도 '대규모유통업자' 되나 [태평양의 미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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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결제구조 대대적 손질
정산기한·유용 방지 규제 논의
혁신 vs 규제…균형점 찾기 과제
정산기한·유용 방지 규제 논의
혁신 vs 규제…균형점 찾기 과제
한경 로앤비즈가 선보이는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소비가 급증하면서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된다. 지난 7월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민들의 디지털 소비 비중은 2019년 조사에서 44%였으나,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에는 82.1%로 2배가량 급증했다. IT 기술 발전과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 유통이 일상화된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개 거래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대표적 거래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제도는 이런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티메프 사태로 4만8000여 판매업체가 1조3000억원의 미정산 피해를 당하였지만, 이를 막을 법적 장치가 없었다.
복합 결제구조가 핵심 문제
현재 국내 매출액 500억원 이상 온라인쇼핑몰 43개 중 티몬, 위메프, 롯데쇼핑, 인터파크커머스,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우아한형제들, 카페24 등 9개 사가 유통과 결제대행(PG)라는 금융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문제는 이들이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규모유통업자'에 해당하지 않아 판매대금 정산 기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규모 유통업자를 규율하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은 납품업자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 기한을 정하고 있으나, 온라인플랫폼은 대규모 유통업자에 해당하지 않아서 동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전자금융거래법도 PG 업자의 정산 기간을 제한하지 않아 티메프는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업자에 대한 정산 기간을 임의로 늘리고 판매대금을 유동성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는 온라인플랫폼의 부실이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전이되는 결과를 낳았다.
더구나 전자금융거래법은 판매대금 정산 업무를 수행하는 PG업 진입기준을 자기자본 10억원으로 낮게 설정해 영세업체도 거액의 정산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했다. PG 업자가 부실해지더라도 구속력이 없는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하는 것 외에 실효적 감독 수단이 없어 금융감독당국도 티메프의 자본잠식 상태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제도 개선 필요...과도한 규제는 피해야
앞으로 제2의 티메프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우선 대규모유통업법에 온라인플랫폼을 포함해 정산 기한 제한을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자금융거래법도 개정해 PG업자(온라인플랫폼을 겸하는 자 포함)의 정산대금을 임의로 유용하지 못하도록 외부 예치나 지급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이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PG 업자에게도 정산 기한을 도입하고, 일정 규모 이상 거래를 취급하는 업체에는 더 높은 수준의 인적·물적 요건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PG 업자가 자본잠식 등 경영지도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금융감독당국이 퇴출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다만 지나친 규제는 혁신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는 "규제 강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업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당국은 이런 방향의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와 영세 입점업체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온라인플랫폼의 혁신과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 판매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영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I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사법연수원 41기를 수료했다.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약 2년간 근무하면서 증권 관련 소송 및 내부통제 업무를 수행했고, 금융감독원에서 약 8년간 근무하면서 증권회사, 전자금융업자 등에 대한 감독, 검사 업무(금융회사 제재조치 및 이에 대한 이의신청 처리, 초대형 IB 지정,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자금보호 가이드라인 등)와 은행법,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대한 법률자문 등을 수행했다. 부동산신탁회사 인가 TF,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TF 등에도 참여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선불업자, PG 업자 등에 대한 등록 자문 등 전자금융거래법 이슈에 대한 자문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태평양의 미래금융전략센터(센터장: 한준성 고문)는 2024년 5월 출범하여, 금융권 디지털 혁신 가속화와 금융 기술 발전에 발맞춰 가상자산·전자금융·규제대응·정보보호 등 금융 및 IT 분야 최정예 전문가들로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