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승 땐 팔고, 해리스 하락엔 매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1월 5일 화요일>

미 대통령 선거가 5일(미 동부시간) 치러졌습니다. 하지만 승자가 누구인지는 앞으로 며칠 동안 알 수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이 여러 방향으로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주식 시장은 성급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베팅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오늘 달러 움직임을 보면 외환 시장은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채권 시장도 비슷하고요. 다행인 것은 과거 어느 당이 정권을 잡든 간에 뉴욕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반면 나쁜 것은 두 후보 모두 재정 적자 확대, 그리고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반등을 부추길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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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부 후퇴했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투표 시작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에 0.1~0.5%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DJT)의 주가는 10% 안팎으로 뛰면서 출발했고, 트럼프를 지원하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2%가량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월가는 트럼프 승리가 시장에 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세 영향은 부정적일 수 있지만, 법인세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은 긍정적 측면이 큽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10월 21~25일, 350명 참여)에 따르면 트럼프가 집권하면 향후 1년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38%지만, 해리스의 경우 13%에 그칩니다. 소시에떼 제너럴의 앨버트 에드워즈 전략가는 "트럼프의 당선은 일반적으로 증시에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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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0으로 9월(54.9)뿐 아니라 월가 예상(53.8)보다 훨씬 좋게 나왔습니다. 세부 지수를 보면 고용이 9월 48.1→53.0으로 크게 오른 게 컸죠. 2023년 8월 이후 최고로 50을 넘어 확장 국면에 다시 진입했음을 알렸습니다. 배송도 52.1→56.4로 크게 상승했고요. 하지만 신규 주문(59.4→57.4)이나 사업 활동(59.9→57.2), 지불 가격(59.4→58.1) 재고(58.1→57.2) 등 대부분은 전달보다 하락했습니다. 신규 주문과 사업 활동 모두 10월에 떨어졌지만, 모두 확장 영역에 머물러 있으며 각각 이전 12개월 평균보다는 훨씬 높습니다. ISM의 스티브 밀러 조사위원장은 "10월에 16개 서비스업 중 14개가 성장을 보고했다. 9월보다 2개 더 늘었다. 서비스 PMI는 지난 22개월 중 20개월 동안 확대되었으며, 10월 수치는 2024년 평균 52.3보다 3.7포인트 높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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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증시에 또 다른 추가 상승 동력을 지원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다시 확장되고 있다는 얘기는 지난주 발표된 10월 고용보고서에서 예상보다 적었던 비농업 고용(1만2000개)이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왜곡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웰스파고는 "10월 고용은 확실히 파업과 허리케인 영향으로 인해 억제되었지만, ISM 서비스에서의 고용과 꾸준한 실업률은 고용의 기본 추세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분기 GDP 추정치를 2.3%에서 2.4%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6%로 추정을 시작했고요. 오늘 아침에 9월 무역적자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844억 달러에 달하면서 GDP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지만 이를 다 상쇄하고 남음이 있는 것이죠. 월가는 841억 달러를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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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계속 올랐고, 상승 폭을 더 키웠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1.23% 올랐고 나스닥은 1.43% 상승했습니다. 다우도 1.02%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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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는 폭넓었습니다. 11개 업종 모두가 상승했고요. ▲임의소비재(1.83%) ▲산업(1.67%) ▲유틸리티(1.48%) ▲IT(1.46%) 등이 오름세를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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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2.84% 오르고 △브로드컴(3.17%) △마이크론(3.70%) △AMD(0.68%) 등 AI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이라기보다는 팰런티어 덕분입니다. 어제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공개한 팰런티어는 오늘 23.4% 올랐는데요.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 성장해 7억 26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1년 전 7.2%에서 15.6%로 확대되었습니다. AI를 활용한 정보 분석 수요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알렉스 카프 팰런티어 CEO는 "성장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미국 정부와 기업 고객의 변함없는 수요를 맞추면서 실적이 기대치를 넘어섰다. 세계는 산업과 경제를 재편하는 미국 주도의 AI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우리는 그 중심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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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슈왑은 "선거가 마침내 끝났다는 기대감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오늘 월가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도 대선일에는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칼슨그룹에 따르면 S&P 500은 지난 11개 선거일 중 9일 동안 상승했으며 수익률(중간값)은 0.8%였습니다. 슈왑은 그러나 "내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투자자들이 그때까지 뭘 알게 됐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수요일 개장 벨이 울릴 때까지 누가 다음 대통령인지 답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아침부터 국채 수익률이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서비스업 PMI가 나온 뒤 상승 폭을 확대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고용 중심으로 확장세를 가속하고 있다는 데이터이니까요.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아침 10시 30분께 전날보다 5.7bp 뛴 4.366%까지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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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후 1시 발표된 국채 10년물 경매 결과가 나온 뒤 채권 금리는 보합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응찰률이 2.58배로 이전 2.48배보다 높아지면서 발행 금리가 4.347%로 형성된 덕분입니다.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4.350%보다 0.3bp 낮아진 것이죠. 결국, 오후 4시 25분께 10년물 수익률은 2.4bp 내린 4.285%, 2년물은 1.7bp 내린 4.193%에 거래됐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아무도 대선 결과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 10년물 경매 결과가 좋았지만 '트럼프 당선'에 대한 확신이 컸다면 장기물 수익률 상승세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환 시장에서 달러는 종일 약세를 보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락 폭이 약간 감소하긴 했지만, 약세는 이어졌습니다. 오후 2시 반께 ICE 달러 인덱스는 0.41% 내린 103.44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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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트럼프 강세를 나타내는 가장 좋은 지표입니다. 컬럼비아 트레드니들의 에드 알 후세이니 채권 전략가는 "대선 판세를 알기 위해 달러 강세를 주시할 것이다. 특히 유로와 멕시코 페소 등 신흥국 통화 움직임을 볼 것이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면 이들 통화에 대해 달러 강세가 커질 것이고 민주당이 싹쓸이한다면 그 반대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제르보스 전략가는 "오늘 밤 달러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그게 시장에서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가장 유동적이고 투명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가장 빠르게 돈을 굴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 우리는 달러로 향한다.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특히 세계적인 스트레스일 때, 심지어 미국이 주도하는 스트레스일 때에도 그렇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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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달러에서도 별다른 확신이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오늘 시장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투자자들이 누가 승자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트럼프 미디어 주가가 장 막판 폭락하더니 1.16% 하락세로 마감한 데서 잘 드러납니다. 비트코인도 7만 달러를 돌파한 후 트럼프 미디어가 하락하면서 동반 폭락했습니다. 테슬라는 3.54% 상승세를 유지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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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부터 개표 상황이 속속 나올 것입니다. 경합주 결과가 핵심인데요. 동부시간 오후 7시 조지아에서, 그리고 오후 7시 30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투표가 마감된 뒤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이들 주는 트럼프가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할 곳입니다. 해리스가 이곳에서 선전했다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등 중부에서 좋은 성과를 냈어야 합니다. 오후 8시에 투표가 끝나는 펜실베이니아는 해리스가 270명을 얻으려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곳입니다. 이어 오후 9시에는 위스콘신, 미시간에서 출구 조사가 나올 텐데요. 트럼프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면 그에게 매우 좋은 신호가 될 것입니다. 2016년에 트럼프가 당선됐던 게 바로 이들 3개 주에서 이겼기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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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코어는 선거 결과를 짐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여성 투표율을 보라고 합니다. 이번 선거는 낙태 문제로 인해 가장 큰 성별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요. 만약 여성 투표율이 높게 나타나면 이는 해리스에게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에버코어는 또 투표 결과가 비교적 빨리 나오는 조지아의 향방도 중요하게 보는데요. 조지아주의 선거 당국은 오늘 오후 10시까지 대부분의 개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가 관건인데요.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통상 개표가 늦습니다. 투표는 오후 8시에 마감되지만, 우편 투표 집계로 인해 최소 수, 목요일까지 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근소한 차이로 인해 재검표가 시행된다면 최종 결과가 며칠 더 늦춰질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도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일 이후 나흘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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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하원과 상원 선거도 함께 치러졌습니다. 상원(임기 6년)은 의석 3분의 1인 34석만 이번 선거에 나오는데요. 이 중 23석이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현재 51-49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2석만 빼앗겨도 공화당에 내주게 됩니다.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에 따르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은 92%입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 51%, 공화당이 49% 승리 확률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차지하는 당이 하원도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수 있고, 해리스가 된다면 분열된 정부(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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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월가가 가장 바라는 게 이런 분열된 정부, 즉 증세나 감세 등 정책 변화가 어려운 구도인데요. 극단적 정책이 시행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JP모건은 시장에 가장 좋은 사례가 투자자들이 정치에서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는 교착 상태 시나리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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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악의 경우는 무엇일까요? 바로 결론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즉 선거가 너무 치열해서 누가 승리했는지 결정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게 폭력 사태까지 이어지는 경우죠.

어쨌든 내일 아침이면 윤곽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거래를 해야 할까요. 옥타 브로커는 "6일 아침 대선 결과를 확인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두 가지가 있다"라며 밝혔습니다.

먼저 "어느 후보의 승리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보는 것"입니다. 한쪽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거나 선거인단 결과가 불확실하게 나온다면 투자자들이 긴장할 수 있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습니다. "논란이 있는 결과는 시장에 좋지 않다. 이는 최악의 경우 사회 불안이나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 "의회 다수당을 어느 당이 차지했느냐 여부"입니다. ABC방송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이 100회 중 88회에 달합니다. 하원의 경우, 가능성은 50 대 50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가 유력합니다.

▶시나리오 1=해리스 대통령+상하원 분열
해리스의 정책적 주도는 차단되거나 상당히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적대적 의회와 동거해야 하는 해리스 대통령의 집권은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은 저조해지고 주식은 하락하며, 달러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시나리오 2: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상하원 차지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싹쓸이한다면 트럼프의 규제 완화, 세금 인하 공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환영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주가는 상승하고 달러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역 정책(관세)에 따른 장기적 위험이 남아 있다.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가 치솟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Fed는 강경하게 돌아설 수 있고, 이는 중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
트럼프 상승 땐 팔고, 해리스 하락엔 매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① 월가 컨센서스는 다음과 같다. "해리스 당선됐을 때 주가가 내리면 사고,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주가가 오르면 팔라"
② 거시 투자자들은 트럼프 트레이드(달러 상승, 수익률 상승, 주식 상승)에 계속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③ 우리는 '해리스 헤지 투자'가 트럼프 트레이드에 맞서 증가하는 것을 보고 있다.

시티은행도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시티의 스콧 크로너트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당신의 출발점은 2025년까지 강력한 기업 이익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제하에 매우 확장된 밸류에이션이 있는 환경이다. 우리 걱정은 이런 설정에서 트럼프가 승리하고 관세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관세를 감안하면 2025년 성장 예측은 조금 의심스러워진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투자자들은 예상되는 주가 하락에서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 결국, 트럼트와 관세, 그리고 해리스와 증세에 달려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