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중국행 항공편 정보가 송출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중국행 항공편 정보가 송출되고 있다./사진=뉴스1
하나투어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에 따른 일회성 비용 문제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중국 비자 면제 조치에 따른 수혜로 실적 성장이 예상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하나투어 실적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투어는 6일 오후 1시59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02% 뛴 5만2300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하나투어 주가는 여행 업황 둔화와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3월25일 7만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연일 하강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지난 8월5일 4만4150원까지 밀리며 바닥을 형성한 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주도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개인은 하나투어 주식을 각각 20억원, 10억원씩 순매수했다.

최근 하나투어 주가 상승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99% 줄어든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594억원으로 25.81%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36억원으로 15.3% 감소했다. 티메프 사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늘었고, 일본 난카이 대지진 우려로 여행 취소가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가 최근 실적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한 일회성 비용을 반영할 가능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당장 내달부터 여행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모멘텀(상승 동력)이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우리나라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점도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데 일조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한국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9개국을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일반 여권 소지자는 오는 8일부터 비즈니스, 여행·관광, 친지·친구 방문, 환승 등의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때 무비자로 15일까지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약 70억원의 상각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 무비자 입국에 따른 패키지 송객 수 증가, 티메프 관련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약 2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지난달 추석 전후로 10일간의 황금연휴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더 기대해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연말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주당 현금 배당금과 수익률은 각각 5000원, 7.8%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DPS)는 2000원으로 지난 5일 종가 기준 4%의 수익률이 예상돼 배당 매력도 확대됐다"며 "내년에는 중국 비자 면제로 인한 패키지 매출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되며, 올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 기저효과로 높은 실적 성장세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