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의 보행자 거리에서 연말까지 열리는 MM잔디파티. /오경묵 기자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의 보행자 거리에서 연말까지 열리는 MM잔디파티. /오경묵 기자
‘라면축제’로 전국적 관심을 모은 경북 구미시가 노후화된 산업단지와 도시재생 해법 찾기에 나섰다.

일본 요코하마의 랜드마크타워 6층에서는 지난 4일 김장호 구미시장과 공무원, 도시경관 전문가 등 18명이 점심도 잊은 채 두 시간 동안 현장 세미나를 열었다. 강사는 30년간 도시디자인을 맡았던 구니요시 나오유키였다. 그는 퇴직 전 40년 동안 186㏊에 이르는 미나토미라이21(MM21) 프로젝트로 공업도시 요코하마의 운명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보행자 우선 원칙과 녹지를 품은 열린 공간, 역사·문화적 자산을 중시한 도시디자인 원칙을 50년간 일관되게 유지한 것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요코하마가 보행자 우선 철학을 50년 전에 이미 도입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요코하마MM21은 공업단지를 이전하고 LG, 삼성, 닛산차 본사 등 1930개 글로벌 혁신기업의 산실로 변신했다. 273m 높이의 랜드마크타워부터 해안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곳곳을 연결하는 3개 축의 3.5㎞ 보행자 거리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물밀듯이 몰린다. MM21에는 공원과 녹지가 전체의 25%(46㏊)를 차지한다.

보행자 천국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일본의 또 다른 비결은 민간의 자발적 협력이다. 상인들이 나서 사유지를 공개공지로 선뜻 내주고 ‘차 없는 거리’를 수용했다. 요코하마의 모토마치 상점가 250명의 상인은 보행로를 넓히기 위해 상가 건물의 앞면 1층을 1m가량 뒤쪽으로 물려 골목상권을 부활시켰다.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지구의 ‘차 없는 거리 보행자 천국’도 휴일마다 ‘관광객 천국’으로 변한다. 차 없는 거리는 마루노우치 상가연합회가 주도했다. 김 시장은 “노후화된 산단 재개발 등 새로운 50년 구미의 미래 도시디자인에 접목하겠다”고 강조했다.

요코하마=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