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이 고신용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가 갈수록 대출 통로가 좁아지는 시중은행을 피해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30점으로 집계됐다. 올 1월(920점) 대비 10점이나 뛰었다. 지난달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40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924점에서 올초 927점으로 오른 평균 점수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주담대, 전세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평균 신용점수가 927점에서 936점으로 상승했다.

일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3점으로 연초(920점)에 비해 3점 올랐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역시 평균 944점의 고신용자에게 집중됐다. 통상 고신용자일수록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실제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에서 951~1000점인 차입자들은 평균 연 3.86% 금리를, 600점 이하는 연 4.46%를 지난달 적용받았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시중은행이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 인상, 대출 제한 등에 나서자 중저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이동한 측면이 있다”며 “고신용자는 주로 은행 거래를 선호하기 때문에 차입자 평균 점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으로 불리는 신용점수 상향 평준화 현상도 평균 점수를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신용점수 최상위권인 940점 이상은 전국에 총 799만 명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00점 만점자는 50만 명에 달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