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8만닉스 갈수도…삼전보다 기술 한참 앞서"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삼성전자와 6개월 정도 기술 격차를 유지할 겁니다.”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내년 상반기 최대 40%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 명가’ VIP자산운용의 2003년 창립 초기 멤버다. 이곳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내며 ‘키맨’으로 불렸다. 2019년 르네상스자산운용을 차리고 가치투자 원칙을 지켜왔다.

그는 현재 국내 증시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주식으로 SK하이닉스를 꼽았다. “올해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앞지를 것이란 관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시장 지위는 이미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의존도가 큰 엔비디아는 지속해서 HBM 공급처 다변화를 시도하겠지만, 삼성전자가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좁힐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내년 상반기 증시 수급 개선을 가정해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10%에서 20% 사이, 6만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0.52% 하락한 5만7300원, SK하이닉스는 1.35% 오른 19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와 상승세를 함께한 HBM 장비업체들과 관련해선 “발주·납품처 다변화 시도가 있어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지난 6월 연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이 대표는 전력기기와 화장품 관련주도 다시 주목할 때라고 했다. 모두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한 업종이지만 7월부터 주가가 정체된 곳이 많다. 이 대표는 “일시적 상황일 뿐 곧 실적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력기기 업종을 대표하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은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9~4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압기 수요가 미국을 중심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화장품 관련주에서는 미국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미국 시장의 중저가·인디 브랜드 확산 기조에 올라탈 수 있는 상장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코스닥시장의 씨앤씨인터내셔널, 코스메카코리아, 잉글우드랩 등이 대표적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