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등…금리 계속 오르면 파월부터 교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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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걸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금세 승부가 났습니다. 그 정도로 압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7개 경합 주 모두를 차지했으며, 전체 투표수에서도 공화당 후보로서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앞섰습니다. 어젯밤 일찍부터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시장을 휩쓸었습니다. 주가지수 선물은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가 약속한 감세, 규제 완화가 기업 이익에 좋을 것이란 기대 덕분이죠. UBS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첼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S&P500은 2025년 말까지 6,6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순조로운 성장, 낮은 이자율, AI의 구조적 순풍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에너지 금융 부문의 규제 완화는 추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승자를 알아보겠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테슬라는 14.75% 폭등했습니다. 트럼프는 승리 연설에서 일론 머스크에 대해 "스타가 탄생했다"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머스크는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과 규제 기구 철폐 등을 담당할 정부효율성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죠. 이를 통해 우주 개발, 자율 주행,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머스크에게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가 전기차(EV) 구매 보조금을 철회를 공언해왔고, 중국 정부가 테슬라에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 트럼프가 트럼프 미디어를 띄우면서 X(옛 트위터)의 가치가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는 장 초반 30% 폭등세로 출발했지만, 결국 5.94%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소형주(러셀2000 지수)
러셀2000 지수는 5.84% 급등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와 재정 부양책이 중소기업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 덕분이죠.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인 7만5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페어셰이크(Fairshake) 슈퍼팩은 1억7000만 달러를 모금해서 대부분 트럼프 후원에 썼는데요. 가장 큰 기부자가 코인베이스(7500만 달러)입니다. 또 오하이오주에서 연방 상원의 은행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셰러드 브라운(민주당)을 물리치고 블록체인 기업가인 공화당의 버니 모레노가 당선된 것도 암호화폐 업계에는 경사입니다.
▶달러(DXY)
ICE 달러 인덱스는 1.65%나 올랐습니다. 2023년 2월 이후 달러의 가장 큰 일일 상승이었습니다. 모든 통화에 대해 랠리 했고 특히 유로, 그리고 멕시코 페소 등 신흥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는 최근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최소 25%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죠. 트럼프가 관세 전쟁에 나선다면 미국과 무역 비중이 큰 나라들은 모두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ING는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할 수 있는지가 달러 랠리가 어디까지 갈지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도 약달러를 선호합니다. 웰스파고는 "우리는 중기적으로 달러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고수하며,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조작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은행
△JP모건 11.54% △웰스파고 13.11% △골드만삭스는 13.1% 뛰었습니다. 금융 업종이 6.16% 상승했습니다. 금융 규제에 대한 트럼프의 의견은 민주당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UBS는 "트럼프의 승리는 규제 완화의 전조가 될 수 있으므로 금융업에 긍정적이다. 또 강력한 경제와 Fed 금리 인하로 인해 기업 대출, 인수합병(M&A) 분야에서 활동이 증가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도 트럼프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그리고 미국산 자동차를 대상으로 오토론(대출) 이자를 세금 공제해주겠다는 공약에 수혜가 예상됩니다.
▶정치 베팅 시장
여론조사에서는 박빙이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폴리마켓, 칼시 등 정치 베팅 시장에서의 베팅은 몇 주 전부터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트럼프의 당선을 예고해 왔습니다.
▶빅테크?
빅테크에 대해선 트럼프 1기 때처럼 반독점 조사, 규제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는 빅테크를 단속하려는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리나 칸 위원장을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잣대까지 들이대면서 거의 모든 인수합병(M&A)을 억제해온 칸은 바뀔 것입니다. 웨드 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빅테크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칸이었다. 그녀는 기술 부문에서 모든 규모의 거래를 막으려 했다. 월가는 칸이 트럼프 하에서 교체될 것으로 본다. 이는 더 많은 딜을 촉진하는 거대한 촉매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패배자도 있습니다.
▶채권
뉴욕 채권 시장에서 채권 수익률이 폭등했습니다. 채권 가격은 떨어진 것입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아침 한때 20bp 가까이 오른 4.479%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 기업 이익,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부추기는 정책들(세금 인하, 규제 완화, 관세 부과)이 시행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입니다. 도이치뱅크는 "공화당의 압승은 여러 시나리오 중 가장 재정 지출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 중앙은행(Fed)의 최종금리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국채 수익률도 가장 많이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파월과 미 중앙은행(Fed)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대해 대통령이 더 큰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트럼프가 Fed의 독립성을 바꾸거나 제롬 파월 의장을 해고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그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그렇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캠프의 경제 고문인 스콧 베센트는 이미 파월의 권한을 약화할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2026년 5월 파월 임기 만료 전에 섀도 의장(shadow chair)을 임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시장이 파월보다는 새로 임명될 인물에 더 주목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ING는 "국채 수익률이 올라 성장을 위협할 경우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수익률 곡선 통제'에 나설 수 있는 말 잘 듣는 Fed를 원할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손상할 위험이 있으며, 잠재적으로 부정적 시장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는 또 필립 제퍼슨 부의장(2027년 9월), 마이클 바 부의장(2026년 7월)도 교체할 수 있습니다. ▶중국
트럼프는 중국 수입품에 대해 60% 관세를 때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문제로 어려운 중국은 유일하게 활력을 유지하고 있는 수출마저 흔들리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는 8일 예상보다 더 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위안화 하락을 보면 강한 부양책을 내놓는 것도 제약받을 수 있습니다. 위안화가 더 떨어진다면 수입 물가가 오를 수 있고, 해외 자본이 도망갈 수 있죠. 오늘 증시에서는 알리바바(-2.5%) 등 중국 관련 주식들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UBS는 "트럼프의 승리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중국 주식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만든다. 중국 주식은 이미 저렴하며,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겠지만 우리는 중국 주식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녹색에너지
태양광, 풍력 등 녹색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회사들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퍼스트솔라는 10.13% 급락했습니다. 선노바는 52% 폭락했습니다.
▶원자재
석유, 구리, 금, 대두 등 원자재와 농산물은 모두 하락하고 있는데요. 관세가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수요를 낮출 것이란 분석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 무역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해운 회사에도 타격을 줬습니다. 유럽의 머스크는 5% 이상 하락했습니다.
주가 상승세는 종일 이어졌습니다. 금리 급등세가 나타났지만 그랬습니다. 오후 1시 발표된 국채 30년물 경매 결과도 안도감을 제공했습니다. 발행 금리가 4.608%로 발행 당시 시장 금리(WI) 4.638%보다 2.2bp 낮게 형성된 덕분입니다. 응찰률이 2.642배에 달해 최근 6회 평균인 2.40배를 크게 웃돌 정도로 수요가 몰렸죠. 미국 연기금 등의 직접 수요가 27.1%(지난달 7.4%)나 차지하면서 간접 수요(해외)는 62.7%(지난달 80.5%)로 떨어질 정도였습니다. 애초 시장 일부에선 트럼프 승리로 재정 적자 우려가 커져 오늘 경매가 역사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으나 기우였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10년물 수익률이 오늘 폭등했지만 4.5% 선에서 저항을 받을 수 있고, 이를 돌파하더라도 지속해서 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들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30년물 경매 결과가 나온 뒤 수익률 급등세가 약간 주춤해졌습니다. 결국, 오후 4시 2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4.5bp 오른 4.433%, 2년물은 7.1bp 상승한 4.274%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각각 4.479%, 4.312%까지 올랐었지요.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금리 급등이 재정 적자 걱정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성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미 10년물 국채(4.43%)와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2.40%)을 비교해보면 200bp 정도 스프레드(차이)가 있는데, 이는 2018년 11월 최고치인 280bp에 미치지 못한다는 겁니다. 독일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63%에 불과한데요. 최근 미국(부채비율 123%)에 대한 재정 적자 우려가 커졌다면 스프레드가 더 벌어졌어야 한다는 지적이죠.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시간에 따른 미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차이는 미국 적자보다는 성장 차이로 더 잘 설명된다. 지난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2.8%였고, 독일은 0.2%에 불과했다. 이들 채권 스프레드가 2017~2018년보다 낮다는 사실은 시장이 6년 전보다 미국의 적자에 대해 더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 상승세가 느려지자 주가는 더 크게 올랐습니다. 다우는 3.57% 뛰었고요. S&P500 지수는 2.53%, 나스닥은 2.95%나 올랐습니다.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주식은 트럼프 승리를 좋아하고, 현재로선 금리 급등을 무시하고 있다. 아마도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가능성이 더 큰 이슈라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리 상승 압박에 시들해진 ▲부동산(-2.64%) ▲필수소비재(-1.57%) ▲유틸리티(-0.98%) 등 경기방어 업종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업종이 상승세에 동참했습니다.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건 규제 완화와 보호주의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종들이었습니다. ▲금융이 6.16% 폭등했고 ▲산업 3.93% ▲임의 소비재 3.62% ▲에너지가 3.54% 뛰었습니다. 은행, 철강과 자동차 제조업체, 철도, 중장비 제조업체, 항공사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오늘 상승세는 트럼프가 2016년에 승리한 다음 날 양상과 유사했습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러셀1000 주식의 오늘 오전 성과를 분석했더니 금융, 에너지, 산업 등 3개 업종이 가장 좋았고 부동산, 유틸리티, 소비재가 가장 부진했습니다. 이는 2016년 대선 다음 날과 똑같습니다. 나일스 인베스트먼츠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2016년 대선 전날부터 그해 말까지 S&P500 지수는 +5%를 기록했고, 러셀2000 지수는 +14% 올랐다. 금융은 +17%, 산업은 +8%, 에너지는 +9%를 기록했다. IT는 대선일(11월 7일)까지는 10% 올랐지만, 이후에는 2% 상승에 그치면서 뒤처졌다. 이는 이번에도 연말까지 시장의 폭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믿음을 강화시켜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트럼프의 승리로 인해 상승했지만 얼마나 오를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습니다. 관세 인상 계획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고, 이것이 금리를 치솟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높아진 주식 밸류에이션에 있어 더 높은 금리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Fed가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많이 낮출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관세는 S&P500 기업에도 부정적입니다. S&P500 기업 매출의 44%가 해외에서 창출됩니다.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6300으로 유지했습니다. 이보다 더 상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규제 변화 및 법인세 인하가 있을 수 있지만, 잠재적 무역 갈등으로 인한 하방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레온 쿠퍼맨은 CNBC 인터뷰에서 "채권은 매도할 것이고, 주식은 가치가 완전히 평가되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 만약 내가 트레이더라면 오늘 개장 때 상승세에 매도했을 것이다. 내년에는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본다. 관세는 미친 짓이다. 관세를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을 늘리게 하고, 이는 노동 수요를 증가시킨다. 그런데 이민을 제한하고 많은 사람을 내쫓는다면, 그것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CA 리서치는 "트럼프의 압도적 승리는 규제 완화와 더 높은 관세를 보장한다. 공화당이 하원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므로 더 높은 재정 적자와 이민 개혁도 카드에 있다. 주식 등 미국 자산은 처음에는 성과가 좋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야 하지만, 그것이 기세를 얻으면 회의적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하며, 2025년은 극도로 조심스럽게 바라봐야 한다. 새 정부는 내년에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완전 고용 상태인 경제를 과도하게 자극한다면 더욱 그렇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채권 수익률이 계속 오른다면 증시에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전략가는 "증시는 감세, 재정 지출 등 공약의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국채 수익률이 상당히 지속해서 상승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낙관주의는 연말까지 주식에 대한 순풍이 될 수 있다. 반면 10년물 수익률이 우리가 위험 구역이라고 부르는 수준까지 상승한다면, 주가 상승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선 안 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관세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트럼프가 과연 얼마나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있습니다. '레드 스윕'이 있다면 쉽겠지만 공약을 그대로 시행하지는 못하거나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걸 시행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재정, 무역, 이민 정책의 변화가 실행되어 경제에 영향이 나타나려면 내년 말 정도는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감세, 관세, 그리고 재정 부양 등이 서로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제이 헤트필드 설립자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관세에 대한 우려가 과장되었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람들이 관세에 대해 너무 긴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세가 많은 정부 수입을 창출한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그런 관세 수입 대신 법인세나 소득세를 내린다면, 그것은 큰 (경기 둔화) 상쇄 효과가 있고, 실제로는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겁니다.
블랙록은 "단기적으로 견고한 경제 및 기업 이익 성장, 정치적 명확성 및 Fed의 금리 인하로 뒷받침되는 미국 주식 시장의 강세를 예상한다. 길게 보면 트럼프의 의제(관세, 감세 등)가 얼마나 실행될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우리는 에너지, 금융 및 기술 부문이 부분적으로 규제 완화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집권은 적절한 수준의 재정 확장, 주로 중국을 겨냥한 관세 인상, 그리고 순이민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중국에 대한 관세는 20%(최대 40%)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에너지, 금융 등 포함한 광범위한 규제 완화가 성장에 대한 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민 흐름의 약화는 노동 공급과 GDP 성장에 대한 약간의 역풍이 될 것으로 보지만 에너지 생산 증가는 관세와 재정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증가를 약간 상쇄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실 투자자들은 정부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궁극적으로 정책 결정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어떤 행정부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재정정책보다 통화정책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Fed는 내일 오후 2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발표합니다. 당장 내일은 금리를 내릴 것입니다. 아직 거시 경제나 인플레이션, 성장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니까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트럼프의 재정 정책은 성장 지향적이고, 관세 부과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채권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건 내년에 금리를 덜 내린다는 예상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지만, 중앙은행은 신중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기관(위기가 아닌 경우)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전망을 조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 채권 시장이 그들을 위해 일부 일(금리 상승으로 인플레 억제)을 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이 미칠 영향' 등 질문에 대해 "잠시 지켜보자. 그건 XX에 달려 있다"라는 식으로 피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당분간은 시장과 정책 변화를 지켜볼 것이란 얘기입니다.
에버코어 ISI도 11, 12월에는 금리 인하를 지속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기존 4차례 인하를 3차례 인하로 줄였습니다. 그래서 최종금리는 3.5~3.75%가 될 것으로 예상을 바꿨습니다. 에버코어는 "Fed는 거시 경제 영향 및 금융여건 변화에 따라 반응할 텐데, 우선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12월에 추가 인하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인하를 건너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는 "트럼프발 거시 경제 영향은 미국에서의 순인플레이션 효과가 있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트럼프 집권 하에서는 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최소 한 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우리는 현재 Fed가 기준금리를 현재 4.75~5.00%에서 내년 말까지 3~3.25%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FOMC는 새로운 세금 인하와 관세로 인해 향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경우 정책을 그렇게 많이 완화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에 대한 예측 위험은 상향으로 치우쳐 있다. 현재 예상보다 내년에 인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내년 3월부터는 Fed가 금리 인하를 분기당 1회로 줄일 것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노무라의 경우 올해는 두 차례 내리겠지만 내년에는 금리를 단 1차례만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일부에선 Fed가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트럼프의 재정 정책과 합쳐져 경제를 과열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메릴은 "강한 GDP 성장(3분기 2.8%)은 미국 경제가 잠재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에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Fed는 일반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정책이 성장에 타격을 주는 경기 사이클 후반에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방어적 자산이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 관점에서는 지금은 경기 사이클 후기보다는 초기 또는 중기 사이클과 더 일치하는 것처럼 보인다. 큰 통화정책 자극이 필요하지 않다. Fed의 9월 금리 인하 이후 초기 경기 사이클과 성장에 민감한 업종이 더 좋은 성과를 낸 것도 그 증거다. 금리 인하 이후 장기 금리가 급등한 점을 보면, 채권 시장 역시 현재 사이클에서 큰 폭의 인하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과거 이런 단계에서는 성장을 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Fed는 금리를 인상한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