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달러 강세에 폭락한 유가…"과매도" 주장에 일부 회복 [오늘의유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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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6일(미국 중부시간) '트럼프 트레이드'로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달러 강세 영향으로 유가가 급락했다가 막판에 하락 폭을 일부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보다 0.42% 떨어진 배럴 당 71.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0.81% 하락한 74.92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發 달러 강세에 폭락한 유가…"과매도" 주장에 일부 회복 [오늘의유가]
이날 오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하면서 WTI는 69.75달러까지 급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에 따른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다.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유 가격이 비싸져 국제 원유 수요가 하락한다. 이날 6개 주요 통화국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1.67%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원유 생산량 증가' 공약도 유가 하락 요인 중 하나다. 그는 승리를 확정하기 몇 시간 전인 5일 플로리다주 연설에서도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보다 (원유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며 원유 공급량 증가에 의지를 드러냈다. 콜 스미스 스미어드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시추 프로젝트를 추가로 개방하고 시장에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낮아지고 미국 생산자들의 수익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늘어난 미국 원유 재고도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10월25일~11월1일)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210만배럴 증가했다. 시장예상치인 110만배럴의 약 2배다.

다만 유가 하락 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시장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후에 유가는 하락 폭을 일부 만회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모든 흥분과 초기 매도 열광이 식었고 단기적으로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인한 지정학적 악재는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제재를 강화할 경우 국제 시장에 풀리는 원유가 감소할 수 있다. 앤드류 리포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츠 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지지함에 따라 중동의 긴장감도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멕시코만에 다가오는 허리케인 '라파엘'의 위협도 유가를 지탱했다. 이날 미국 안전환경집행국에 따르면 멕시코만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의 각각 17%, 7%를 담당하는 생산시설이 라파엘로 인해 폐쇄됐다. 멕시코만 전체의 약 3%에 해당하는 11개 생산 플랫폼과 1개 시추장비가 대피했다. 멕시코만은 미국 전체 석유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