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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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낸 20대 무면허 운전자가 사고 닷새 만인 7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를 적용해 운전자 김 모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오전 7시 55분께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김 씨는 '면허가 없는데 왜 운전대를 잡았느냐', '의사한테 제대로 처방받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것이 맞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답을 반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께 운전면허 없이 어머니 소유 차를 몰고 서울 송파구 거여동 이면도로에서 4세 아들을 태운 유모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났다.

약 40분이 지난 오후 1시 39분께 김씨는 강남구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고 역주행까지 한 뒤 현행범 체포됐다.

이 사고로 9명이 가벼운 다치고 김 씨 차량을 포함해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총 8대가 파손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 증세가 있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김 씨가 어머니와 통화하는 녹취도 공개됐는데 김 씨는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고 말하는 어머니에게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라고 답했다.

이후 추돌이 계속되자 "아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라고 되뇌던 김 씨는 "엄마 10대 박았어"라고 외쳤다.

김 씨는 운전학원에만 다녔을 뿐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 씨의 혈액과 신경안정제 등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감정 결과에 따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약물 운전과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해 김 씨를 추가 송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