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강은구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강은구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에 서울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현금 부자가 몰린 강남구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신고가를 쏟아내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첫 주 서울 집값은 전주 대비 0.07% 올라 전주(0.08%)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 10월 둘째 주 0.11% 상승을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집값 상승 폭이 보합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아지는 자치구도 늘어가는 추세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 가까운 12개 자치구는 집값 상승률이 0.05% 이하였다. 동대문·강북·도봉·구로·동작구 등 5개 자치구 집값 상승률은 0.02%에 그쳤다. 노원구 0.03%, 금천구 0.04%, 은평·서대문·강서·관악·강동구가 0.05% 올랐다. 0.1% 이상 오른 자치구는 용산·성동·서초·강남구에 한정됐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0.18% 오른 강남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2차' 전용면적 137㎡는 지난달 30일 43억9000만원(3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지난 6월 39억5000만원(11층)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4억4000만원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도 이달 4일 33억원(17층)에 손바뀜됐다.

대치동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51㎡는 이달 2일 52억4000만원(6층)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인 지난 7월 50억원(19층)을 넘어섰다. '한보미도맨션1차' 전용 128㎡ 역시 지난달 29일 41억5000만원(4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9월 40억원(3층)에 비해 1억5000만원 올랐는데, 이전 최고가인 2021년 41억40000만원(10층)보다 높은 액수다. 삼성동 '삼성롯데' 전용 91㎡도 지난달 29일 23억9000만원(19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사진=한국부동산원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가 잠원·서초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성동구는 행당·옥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4%씩 올랐고 용산구가 이촌·효창동 위주로 0.11% 상승했다. 마포구도 공덕·대흥동 신축 위주로 0.09% 뛰었다. 중구는 신당·흥인동 소형 규모 위주로, 광진구는 광장·구의동 위주로 0.08%씩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자 관망세로 매물이 적체되는 등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했다"면서도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내 선호단지에서는 상승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은 0.06% 오르며 전주 0.08%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 강남구가 대치·압구정동 학군지 위주로 0.14% 뛰었고 성동구도 행당·성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2% 올랐다. 이어 노원구가 월계·중계동 역세권 위주로, 영등포구도 신길·여의도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씩 상승했다.

서초구는 반포·서초동 신축 위주로, 중구는 신당·흥인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09%씩 올랐다. 양천구는 목·신정동 위주로, 종로구는 창신·숭인동 위주로 0.08%씩 오름세를 보였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학군지 등 선호단지에서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임차 수요도 꾸준해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강동구 등 일부 지역 신규 입주 영향과 전세대출 규제 영향으로 상승 폭은 전주 대비 줄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