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극찬' 지성호 "트럼프, 김정은 만남 우선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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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호 이북5도위 함경북도지사
'트럼프 2.0 시대'를 맞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친분이 있던 국내 인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탈북민 출신으로 트럼프 1기 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에 초청받았던 지성호 이북5도위원회 함경북도지사(사진)는 북·미 대화의 재개 가능성을 두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김정은과의 만남이 우선순위가 아닐 것"이라고 7일 말했다.
지 지사는 이날 서울 구기동 이북5도위원회 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중동 사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산적한 국제 현안에 비해 한 차례 '노 딜' 전력이 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당장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 지사의 말이다.
지 지사는 북한의 최하층인 '꽃제비' 출신이다. 1996년 고난의 행군 시절 열차 사고를 당해 왼손과 다리를 잃었다. 그러다 2006년 목발을 짚고 1만㎞를 이동해 탈북했다.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받았는데, 이 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며 지 지사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지 지사가 목발을 치켜들고 호응한 장면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 지사는 국정연설 다음날인 백악관 언론 브리핑룸에서 "북한은 나를 장애인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했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전세계 앞에 섰다"면서 "김정은 정권을 탈출한 나의 승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할 때 지 지사를 자주 거론했고, 그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면담하기도 했다. 그는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 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를 맞는 만큼 '다음'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의 '노 딜'을 거론하면서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을 것이 확실하지 않으면 만남이 중요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반면 김정은은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북한 내부는 '상한 토마토'나 다름없이 썩어들어가고 있고, 무언가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러시아에 파병도 한 것"이라며 "도발 수위를 약간 낮추면서 비핵화 대신 군축을 협상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쉽게 말려들면 안 되고,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규정한 뒤 대남 강경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이 대화를 시작한다 해도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그러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지 지사는 북한인권 운동가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해서 중요 이슈로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 지사는 과거 백악관에 초청받은 경험을 말하면서 "수많은 인사들 사이에서 내 이름이 가장 먼저 호명됐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탈북민을 계속해서 만나는 것이 인권 문제에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는 특히 인권 문제에서 '선'을 넘은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청년 군인들이 목숨값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그들의 가족에게 돌아가는 게 아닌, 북한 당국에 간다면 이 사람들은 노예나 다름없다"면서 "북한이 이제 인권 문제를 아무리 지적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지경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탈북민 출신으로 트럼프 1기 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에 초청받았던 지성호 이북5도위원회 함경북도지사(사진)는 북·미 대화의 재개 가능성을 두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김정은과의 만남이 우선순위가 아닐 것"이라고 7일 말했다.
지 지사는 이날 서울 구기동 이북5도위원회 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중동 사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산적한 국제 현안에 비해 한 차례 '노 딜' 전력이 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당장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 지사의 말이다.
지 지사는 북한의 최하층인 '꽃제비' 출신이다. 1996년 고난의 행군 시절 열차 사고를 당해 왼손과 다리를 잃었다. 그러다 2006년 목발을 짚고 1만㎞를 이동해 탈북했다.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받았는데, 이 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며 지 지사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지 지사가 목발을 치켜들고 호응한 장면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 지사는 국정연설 다음날인 백악관 언론 브리핑룸에서 "북한은 나를 장애인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했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전세계 앞에 섰다"면서 "김정은 정권을 탈출한 나의 승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할 때 지 지사를 자주 거론했고, 그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면담하기도 했다. 그는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 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를 맞는 만큼 '다음'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의 '노 딜'을 거론하면서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을 것이 확실하지 않으면 만남이 중요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반면 김정은은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북한 내부는 '상한 토마토'나 다름없이 썩어들어가고 있고, 무언가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러시아에 파병도 한 것"이라며 "도발 수위를 약간 낮추면서 비핵화 대신 군축을 협상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쉽게 말려들면 안 되고,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규정한 뒤 대남 강경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이 대화를 시작한다 해도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그러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지 지사는 북한인권 운동가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해서 중요 이슈로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 지사는 과거 백악관에 초청받은 경험을 말하면서 "수많은 인사들 사이에서 내 이름이 가장 먼저 호명됐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탈북민을 계속해서 만나는 것이 인권 문제에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는 특히 인권 문제에서 '선'을 넘은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청년 군인들이 목숨값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그들의 가족에게 돌아가는 게 아닌, 북한 당국에 간다면 이 사람들은 노예나 다름없다"면서 "북한이 이제 인권 문제를 아무리 지적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지경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