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31개 주요 수신(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의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이후 지방은행에서 시작된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하 행렬이 주요 시중은행으로 확산하고 있다. 5대 은행이 연달아 예·적금 금리를 낮추면서 은행권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도 가세…은행권 예·적금 금리 줄줄이 인하
신한은행은 이달 8일부터 14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05~0.15%포인트 낮추고, 17개 적금의 금리도 같은 기간 0.05~0.3%포인트 인하한다고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인 ‘신한S드림 정기예금’과 ‘쏠편한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2~5년 만기 기준 연 2.7%에서 연 2.6%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플랫폼적금과 신한군인행복적금의 기본금리도 0.3%포인트씩 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지난달 11일 이후 은행들은 연이어 수신 금리를 낮추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 주요 예·적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3일과 이달 1일 두 차례에 걸쳐 수신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하나은행도 이달 1일 11개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하했다.

은행권이 수신 금리를 줄줄이 낮춰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커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대출 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 9월 0.83%포인트로, 7월(0.65%포인트) 이후 2개월 연속 커졌다.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10월과 이달 가계 예대금리차도 9월보다 확대됐을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수신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시중 대기자금이 몰려 이자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수신 금리 인하 조치는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 확대를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임원회의에서 “예대금리차가 최근 몇 달 동안 확대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