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을 처음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원전 내 보관 용량이 한계에 달하면서 외부 시설에 보관해 향후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한 조치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아오모리현 무쓰시 중간저장시설이 지난 6일부터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도쿄전력과 일본원자력발전이 출자한 ‘리사이클연료저장(RFS)’에서 운영한다.

RFS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이 반출한 사용후핵연료가 담긴 캐스크(금속 용기) 1기를 인수했다. 이 용기는 직경 2.5m 원통형으로 사용후핵연료 69개를 담을 수 있다. 도쿄전력은 2025년 2기, 2026년 5기의 캐스크를 추가 반출할 계획이다. 중간저장시설은 캐스크 288기(우라늄 3000t)를 수용할 수 있다. 저장 기간은 최장 50년이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부지 내 저장 용량이 부족하다. 재가동을 목표로 하는 6·7호기는 저장률이 90%가 넘는다. 부지 밖으로 반출하지 않을 경우 6·7호기를 재가동해도 4년이면 부지 내 저장 공간이 가득 찬다.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장소 확보는 일본 원전의 시급한 과제다. 일본 전체로는 6월 말 기준 저장 가능 용량의 약 80%가 채워져 있다. 향후 중간저장시설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니혼겐엔이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짓는 재처리공장으로 옮길 방침이다. 재처리공장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해 재사용하는 ‘핵연료 사이클’의 핵심 시설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처리공장은 2026년 완공이 목표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