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미국 대선 전 단기 급등한 금리가 당분간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자는 최근 1개월(10월 7일~11월 6일) 사이 미국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미국채 20년물 이상 불3X ETF’(TMF)를 1억2526만달러(약 17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미국 국채 금리가 내려가야 수익률이 난다. 최근 한 달간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3X’(SOXL·1억6385만달러)에 이어 서학개미 순매수 2위 종목이었다.

국내 증시에서도 개인은 최근 미국 장기채 관련 ETF를 다수 사들였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1개월 사이 국내 증시에서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를 각각 1203억원, 924억원, 4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대선 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오히려 장기채 상품에 베팅했다. 대선이 끝나면 금리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본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 금리가 오르면서 TMF는 14.46%,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4.93% 떨어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초 다양한 재정 확대 정책을 잇달아 내놓을 예정인 만큼 국채 금리는 당분간 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장기채 커버드콜 ETF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큰 방향성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높은 수준의 변동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