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귀환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 대비 20%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가 공언한 10% 보편 관세가 이들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멕시코에 대한 폭탄 관세 부과까지 현실화하면 기아 영업이익이 26%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15조1229억원, 12조8838억원이다. 트럼프 당선 영향을 내년 실적 추정에 반영한 증권사는 아직 없다. 올해 두 회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15조1760억원·13조255억원)는 사상 최고치인데, 내년 영업이익은 여기서 소폭(0.4%·1.1%)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당초 전망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긴급 메모를 통해 “트럼프의 보편 관세가 현실화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내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편 관세가 부과되면 내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분은 각각 2조7000억원, 2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컨센서스에 반영하면 내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8%, 20%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온다.

영업이익 감소분을 비교적 적게 추정하는 애널리스트도 최소 10%는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물량 중 현지에서 생산한 건 43%이고, 이를 감안하면 보편 관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분은 13%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기아는 멕시코에 공장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25% 관세를 매기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