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겐슬러, 불편한 동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임기를 연장한 경제 수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유임하되 영향력을 행사할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임기를 4년 연장한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법적으로 어렵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지난 7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Fed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Fed 의장에게 금리 변경을 말하는 것은 공평한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참모진은 파월 의장 대체자를 미리 발표해 ‘그림자 의장’으로 만드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번번이 충돌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암호화폐 규제론자’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취임 첫날 해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EC는 행정부 소속이지만 재무부 등 내각과 달리 독립성을 갖춘 규제기관이기 때문이다. 토니아 에번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법학 교수는 비효율, 직무 태만, 부정행위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독립기관 위원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사를 벌이고 반론 기회를 주는 등 사법적 절차를 밟는 데 최대 2년이 걸린다고 진단했다. 겐슬러의 임기는 2026년 4월까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