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애리 WISET 이사장(왼쪽 아홉번째)과 노정혜 DGIST 이사장(왼쪽 열번째)이 '2024 다양성 포럼'에서 관계자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WISET
문애리 WISET 이사장(왼쪽 아홉번째)과 노정혜 DGIST 이사장(왼쪽 열번째)이 '2024 다양성 포럼'에서 관계자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WISET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지난 6일 서울대에서 한국다양성협의체 주관 '2024 한국 다양성 포럼'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글로벌 다양성 트렌드와 한국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기업·기관·NGO 등 다양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기조 강연을 맡은 노정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사장은 '세계 속의 한국-다양성과 포용성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다양성 추구가 조직 성과를 극대화하는 필수 요소라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건강한 학술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신진, 여성, 외국인 연구자 등 다양한 인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환경 조성이 필수"라며 "학문 간 다양성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기업의 다양성과 학술 연구 다양성이라는 두가지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선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가 국내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측정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기업에 비해 인적 구성, 지원 제도, 기업 전략 측면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많은 기업이 법적 요구에 따른 대응이나 대외 이미지 관리를 위한 겉핡기식 다양성 활동에 그치는 경향이 짙다"며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전략 차원에서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은영 한국 IBM 실장은 IBM이 추진하는 다양성 정책 중 ADHD, 자폐 스펙트럼 등 다양한 인지적 특성을 가진 인재를 위한 정책을 설명했다. 최 실장은 "이러한 인재들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많다"며 "포용적 노력이 조직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에선 학술 연구 분야의 다양성이 주제로 다뤄졌다. 백민정 한국연구재단 국제협력기반실장은 호라이즌 유럽 준회국 가입이 국내 연구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발표했다. 백 실장은 "연구비 지원 기관에 성평등계획(GEP) 수립이 의무화됨에 따라 성다양성을 고려한 연구 환경이 앞으로 국제 연구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성 및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패널로 참여한 원지영 GM 한국사업장 부사장은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리더십 차원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성 온세미코리아 전무는 "다양성이 기업 성과로 이어진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키는 정책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는 "여성 비율 및 육아휴직 여부에 따른 승진 등의 관리지표를 도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윤진희 인하대 교수는 "지역 대학에서 물리학과와 자연대학이 사라지고 있다"며 "전공과 학문 간 다양성을 고려한 균형 잡힌 인재 양성 정책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포럼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다양성이 확산될 수 있도록 민·관·학·연의 지속적인 협력과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