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는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과 코로나19 백신에 부정적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정책의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신약승인이 한층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적극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칸 위원장에 대해 “곧 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FTC 위원장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상원 과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여준 FTC의 과도한 간섭에 대해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FTC 때문에 M&A가 실패로 돌아간 대표적 사례는 미국의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 시도다. FTC는 일루미나가 그레일을 인수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내용의 반독점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그레일을 인수하면 미국 다중암조기검사(MCED) 시장의 혁신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루미나는 오랜 법정 다툼 끝에 인수 시도 2년만에 그레일 재매각을 결정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FTC 위원장 교체로 인수합병 규제 완화가 예상돼 미국 바이오 업체간 빅딜 인수합병 소식 또는 바이오텍의 활발한 인수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빅파마는 그 동안 M&A에 대해 관망세를 보였던 만큼 내년 1월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기술 거래와 인수합병 소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제약·바이오업계에 영향을 끼칠 가장 큰 변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다. 그는 대선 후보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고 중도 사퇴했고 이번에 트럼프 인수팀에 합류했다. 그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인 그는 전 법무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의 아들이다. 변호사이며 의학이나 공중 보건에 대한 경력은 많지 않지만 코로나19 사태 당시 백신무용론을 주장해 유명해졌다. 미국의 제약 회사 임원들과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회의론자인 그가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미국 주식시장에서 백신 관련 주가 하락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트럼프가 그에게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정부 보건 기관의 부패를 청산하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백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만성질환과 과도한 약물 사용에 대해서도 비판해왔기 때문에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클 것이란 전망이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FDA의 독립성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약물 승인의 불확실성 높아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약가 인하 정책은 전면적 폐지는 아니더라도 제약바이오 기업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일부 수정 및 속도 조절 가능성 높다고 봤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트럼프는 약가 인하 자체에는 동의하나 직접 약가를 협상하는 IRA 약가 협상 법안을 축소 혹은 폐지하고 시밀러나 제네릭 사용 촉진을 통한 경쟁 강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약가 인하를 유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오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는 글로벌 빅파마의 활발한 R&D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관세와 환율 부분에도 국내 바이오 기업은 지적 재산권을 바탕으로 로열티 매출을 확보하기 때문에 관세 이슈에서 자유로운 편이라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11월 9일 08시51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