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 인하, 구리 시장 트럼프 폭풍 '잠시 멈춤' [원자재 포커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후 하루 만에 4.3% 폭락했던 구리 가격 하락세가 진정됐다.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4% 반등한 톤(t)당 9529달러에 형성됐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충격으로 인한 급락세가 하루 만에 진정됐다. 구리 가격은 t당 1만달러를 넘었던 지난 5월보다는 내린 상태지만 1년 전에 비해선 20%가량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이번 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상무위원회 회의를 끝내고 조만간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 마커스 가비 맥쿼리 원자재전략 책임자는 광업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에 "투자자들은 중국이 국내 수요를 활성화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유세 도중 스크린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 사진=AP
지난 2일 유세 도중 스크린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 사진=AP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으로 인해 다가올 시장의 겨울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관세와 친환경 정책 폐기가 현실화할 경우 폭풍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는 외국 상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 대해선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경우 구리 수요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전략부문장은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관세를 인상 시나리오는 잠재적으로 새로운 무역 긴장과 경제적 혼란의 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BMO캐피탈마켓 콜린 해밀턴 상품분석가 역시 "에너지 전환 기술 분야에서 선두인 중국을 대체할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며 "관세가 2025년 상반기까지 많은 산업용 금속의 수요를 감소시키고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친환경 보조금의 법적 근거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할 수 있다는 점도 위협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