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이버가 오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합니다. 호실적 이면에 숨어있는 취약 요인을 점검해보겠습니다.

산업부 전효성 기자 연결합니다. 전 기자, 결국 가장 중요한 건 AI 사업의 수익화 부분이 될텐데 어떻게 평가됩니까?

<기자>

현재 국내외 테크기업을 바라보는 핵심 척도는 AI죠.

빅테크 기업들은 B2B 사업인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활로를 모색 중입니다. 어제 AI 비전을 내놓은 LGU+도 B2B 분야에서 수익을 내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네이버의 3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16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600억원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AI관련 투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돈 버는 AI'로 예상됐던 B2B 클라우드 사업의 손실이 뼈아팠던 겁니다. 매출 17% 성장 역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비교하면 폭발적 성장이라도 보기 어렵죠.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60.2%)가 가장 높았고,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24.0%)였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과거 한자리수 대에서 20% 수준까지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복수응답).

IT 업계 취재 결과 후발주자인 만큼 빅테크 클라우드보다 낮은 가격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이 지점이 네이버의 클라우드 수익성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네이버클라우드의 주요 매출 중 하나는 '공공부문 클라우드'입니다. 국내 기업인 만큼 공공부문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죠. 문제는 공공부문 클라우드의 경우 조달청을 통해 주로 사업자가 선정되는데, 조달청 업체선정에서 중요 판단 척도는 최저가 여부와 할인율입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클라우드 외형 성장은 어느정도 빠르게 이뤄내고 있지만 수익화라는 내실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AI 수익으로 이어져야할 클라우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건데 또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이버 핀테크 부문입니다. 핀테크는 네이버 사업 중 가장 빠른 성장성이 엿보이는 부문입니다.

3분기 네이버 핀테크 결제액(TPV)은 18조 6천억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22% 늘었는데 많은 기업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입니다.

다만, 이 성장세가 과연 네이버 자체 경쟁력인지는 의문입니다. 지난해 초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를 연계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삼성페이로 오프라인 결제를 할 때마다 추가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로 고객을 유치 중이죠.

실제 이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액은 크게 늘었습니다. 2023년 1분기 8100억원에 불과했던 오프라인 결제액은 현재는 3조원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삼성 휴대전화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때마다 제공되는 추가 포인트는 네이버가 부담합니다. 결제액이 늘수록 마케팅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실제 실적발표에서 네이버는 마케팅비 증가의 배경으로 핀테크 부문을 꼽았습니다.

이게 부담된다고 해서 추가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끝내게 되면 삼성 휴대폰 이용자들은 기본 탑재된 삼성페이를 사용하지 네이버페이를 쓸 이유가 없어집니다. 결국 결제액 증가와 마케팅비 증가라는 딜레마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겁니다.

<앵커>

결국 외형 성장의 이면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던 셈인데, 오늘 컨퍼런스콜에서는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어떻게 제시했습니까?

<기자>

최수연 대표는 AI를 활용한 수익성·점유율 확보를 언급했습니다. 단순히 AI 클라우드로 돈을 벌겠다는 것을 넘어 기존의 검색·쇼핑 서비스에 AI 역량을 녹이겠다는 겁니다.

챗GPT가 생성형AI 시대를 열면서 문장형태로 검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죠.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주로 활용됐던 단어 형태의 검색이 밀리게 된 배경입니다.

최 대표는 검색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문장형태의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 구글(41%)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AI로 검색 기능을 고도화해 이같은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네이버의 안정적 수입원인 커머스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상품 추천과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돈 까먹는 AI' 네이버 클라우드 부진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