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구성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배제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잡음 없는 행정부 운영을 위해 충성파 중심으로 정부를 꾸릴 것이란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은 현재 구성 중인 행정부에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과 함께 일했던 경험을 매우 즐겁게 생각하고 감사히 여기며, 그들이 국가를 위해 봉사해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 계획(사진=X 캡처)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 계획(사진=X 캡처)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 모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외정책과 관련한 요직을 맡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유엔 대사를 지냈고 이번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맞붙었다. 공화당 내 비(非) 트럼프 대표 주자로서 정통 보수 성향 지지층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1기 행정부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냈다. 트럼프를 대체할 공화당 대선후보로 거론됐지만 지난해 4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AFP통신은 폼페이오 전 장관에 대해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강한 조치를 포함하는 계획을 설명한 바 있는데,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운동 발언과 상충한다는 분석이 있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사진=AF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사진=AFP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다시 기용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직접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발표는 최근에 자신에게 반대하지 않은 충성파 인사들로 행정부를 구성하려는 계획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내부 충돌이 잦았던 1기 내각 때와는 달리 2기에서는 충성파로 요직을 채울 것이란 예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 이후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SNS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유엔에서 미국을 지키는 일을 해 자랑스러웠다”며 “그와 그를 보좌하는 모두가 4년간 더 강하고 안전한 미국을 만드는 데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썼다.

트럼프 당선인은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행정부에서 일할 후보자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재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스콧 베센트를 지난 8일 만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무장관 후보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직무 대행 리처드 그레넬이 올랐다고 9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공동준비위원장으로는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와 전 조지아주 켈리 레플러 상원의원이 임명됐다. 위트코프는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파트너로, 지난 9월 플로리다주의 골프장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을 때 동석했던 인물이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