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줄하향되면서 최근 증시에 비관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연말 증시 약세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경기방어주 또는 저변동성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피신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43곳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은 58조238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추정치(64조1636억원)보다 9.23% 감소했다. 3분기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주요 기업이 잇달아 어닝쇼크(실적 부진)를 기록하면서 4분기 실적 전망치도 덩달아 낮아지고 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내놓은 내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 평균은 지난 9월 말 2.5%에서 10월 말 2.3%로 하향됐다.

주요 상장사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의 관심은 저변동성 종목을 담은 ETF로 옮겨가고 있다. 저변동성 ETF의 최근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TIGER 로우볼’은 최근 3개월간 5.36% 올랐다. ‘KODEX 최소변동성’은 4.85%, ‘PLUS 고배당저변동50’은 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17%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방어주로 구성된 ‘KODEX 필수소비재’와 ‘TIGER 경기방어’도 같은 기간 각각 2.78%, 4.37% 올랐다.

금리형 ETF 등 안전 투자상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금리형 ETF는 단기 금융 상품에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에 비교적 투자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1주일(1~8일)간 ‘RISE 머니마켓액티브’ ETF에 유입된 자금은 5223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ETF 자금유입액 1위다. ‘RISE CD금리액티브(합성)’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에도 각각 1533억원, 1339억원이 유입됐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