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이 업무방해,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체육회 비위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체육회 내 각종 비위 혐의를 발견했다”며 “이 회장 등 관련자 8명에 대한 수사를 국가수사본부에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점검단은 체육회 관련 비위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8일부터 한 달간 조사관 6명을 투입해 현장점검을 했다. 그 결과 체육회 내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후원 물품 사적 사용(횡령),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제3자뇌물), 예산 낭비(배임) 등 각종 비위 혐의가 드러났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자신의 지인을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했다. 이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자격 요건 완화 등 부당한 지시를 한 것은 물론 이를 반대하는 채용부서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아울러 점검단은 체육회가 후원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한 정확을 파악했고, 이 회장 승인 하에 한 스포츠종목단체장에게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입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파리올림픽 참관단을 부적절하게 운영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점검단은 “이 회장은 98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에 체육계와 관련 없는 지인 5명을 포함하도록 추천했으며, 이들이 계획에 없던 관광 등 별도 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점검단은 이 회장의 직원 상대 욕설과 업무추진비 부적정 집행 등 기타 규정 위반 사항과 관련해서는 수사 의뢰 대상자 7명을 포함한 11명을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점검단은 “체육회 일부 임직원의 비협조와 방해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회장의 대면 조사 회피와 체육회의 업무용 PC 하드디스크 무단 제거, 병원 입원과 무단 연가, 자료 제출 거부 등을 지적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